서울시내 중소형 빌딩의 옥상들이 쓰레기 종량제 실시이후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같은 옥상의 쓰레기더미들이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어 서울시와
관할 구청의 옥상정비와 관련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남대문시장에 밀집한 평균 3~4층 규모의 업무용.상업용 빌딩들의
옥상에는 폐가전기기등 각종 쓰레기와 철제의자 책상등 못쓰게된
사무용품이 내댜버려진 채 볼썽 사납게 쌓여있다.

인근의 북창동 풍산빌딩 11층에서 내려다본 남대분시장내 핸드백도매
상가의
옥상은 불에 탄듯한 소파 테이블등 쓰레기가 2~3m높이로 4백여평
규모의 옥상을 가득 메우고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서울시 종로구 장사동 227의1 쎈추럴관광호텔 9층 부페.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곳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지붕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자리잡은 소규모 기계제작업체들의 지붕위에는
냉장고 난로등 폐가전제품과 깨진 병 자전거등 각종 쓰레기가 뒤엉켜
있다.

종량제실시이후 부피가 큰 쓰레기를 밖에 내다버리지 않고 옥상에
버린 것이다.

또 3.1고가도로를 따라 즐비해있는 청계천일대의 시장건물옥상들마다
천조각과 찢어진 천막을 비롯 폐가전제품과 생활쓰레기가 어지럽게
버려져 거대한 쓰레기매립장을 방불케할 정도다.

각종 위락시설이 즐비해있는 시청뒤편의 소형건물 식당용 단독주택형
건축물의 옥상도 각종 목재와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져있어 이곳이
서울시 행정의 중심지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고있다.

사업차 서울을 방문한 러시아인 올레그 크레브토프(32)씨는 "외국의
도시와 달리 지하상가나 거리는 깨끗한데 비해 건물들의 옥상은
너무 지저분해 놀랐다"며 "눈에 띄는 것에만 신경쓰는 전시행정이
이뤄진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시나 각 자치구의 경우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직전에 옥상미관에
대한 정비작업을 벌인 이후 한차례도 정비활동에 나선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관계자는 쓰레기 종량제 실시이후 가구나 사무실 집기등을 비용부담을
줄이기위해 옥상에 버리는 사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대부분의
빌딩에 세입자들이 많아 옥상관리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옥상에 불법건축물을 설치할 경우에는 법적 규제가
가능하지만 옥상의 쓰레기를 규제할만한 마땅한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김남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