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사업은 원액숙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때문에 소비자의 취향이
어떻게 바뀔지를 예측하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시바스리갈" "로얄살루트" 등 명품위스키를 탄생시킨 영국 씨그램사의
마스터 블렌더 콜린 스코트씨(45)가 내한, 세미나를 열고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마스터 블렌더란 위스키의 품질을 좌우하는 블렌더(혼합)의 최고 권위자.

씨그램사 부설 "시바스 아카데미"의 책임자이기도 한 그는 "스코틀랜드
지역에만 89개의 원액제조장이 있다"

소개하고 서로 특징이 다른 원액들을 어떤 방법으로 섞느냐에 따라
위스키의 맛과 향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프리미엄급 위스키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것과 관련,
"씨그램사는 한국이 15년 이상의 고급원액을 요청할 경우 이를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스코트씨는 "원칙적으로 위스키는 12년이상 숙성해도 품질이 크게
좋아지지는 않는다"며 "로얄살루트 21년산의 경우는 원액제조 단계에서
부터 미리 가공방법을 틀리게 한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에도 한국인의 폭탄주와 비슷한 "체이서"(Chaser)라는
술이 있으나 돈없는 노동자들이 빨리 취하기 위해 값싼 위스키를 섞어
마시는 것이지 고급위스키를 낭비하지는 않는다"며 한국에서 고급위스키를
폭탄주에 사용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증류는 과학이지만 블렌딩은 경험"이라는 스코트씨는 3대째 블렌더의
가업을 이어왔다며 자녀들도 같은 직업을 원한다면 말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