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서 손발이 차가운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수족냉증은 서양의학에서 특정질환으로 명확한 개념이 서있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자율신경의 흥분정도가 보통 사람보다 심한 사람에게
오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또 손목 한가운데를 지나는 정중신경이나 척수에서 갈라져나와 사지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근의 압박 또는 구조적 이상이 수족냉증을 일으킨다고
전문의들은 밝히고 있다.

전세일 연세대 의대 교수(재활의학과)는 "걱정이 많고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며 수시로 마음이 변하는 사람에게서 수족냉증이 발견된다"며
"이들은 특히 만성적인 우울증을 동반한다"고 말한다.

이윤우 인제대 의대 교수(내과)는 "수족냉증이 아주 심한 것은
레이노현상의 하나로 손발이 차가운데 있게되면 우선 세동맥이 수축돼
혈류가 줄어들면서 하얗게 되고 저릴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음 세정맥의 피가 세동맥으로 몰리면서 정맥고유의 푸른 빛이
나타난후 세정맥과 세동맥 모두 확장되면서 붉은 빛이 나타나며
화끈거리기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 수족냉증에
걸리기 쉽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또 컴퓨터키보드를 많이 다루거나 가사노동이 많은 여성들은 정중신경이
눌려 손의 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척수신경근에 염증이 생기거나 눌리는 현상, 말초신경염 당뇨병
알콜중독증 중금속증독등의 질환도 손발끝으로 가는 신경을 파괴해
수족냉증을 일으킨다.

이밖에 전신홍반성루푸스나 류머티즘에 걸리면 거의 수족냉증이
동반된다.

전신성피부경화증과 하지대퇴부동맥폐색으로 인한 냉증은 매우 드물지만
증세가 매우 심하게 나타난다.

자율신경흥분과 심리적 원인으로 오는 수족냉증은 좌우손발에 대칭적으로
오고 증세가 경미하며 심리적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

혈관및 신경의 이상으로오는 냉증은 연결된 부위에만 한정돼 나타나지만
수족의 냉한 정도가 심하다.

수족냉증치료에는 교감신경차단제 말초혈관확장제 혈액순환제 등의
약물요법이쓰인다.

혈관이 막히는 현상에 의한 수족냉증에는 운동요법 온열요법 등의
물리요법이 필요하고 신경이상에 의한 냉증은 신경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한다.

전교수는 "수족냉증을 치료하려면 원인이 되는 질병을 고치고 전신건강
개선을 위해 운동과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며 "일반적인 경미한
냉증은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온도및 습도가 쾌적한 곳에서 바른 자세와
기쁜 마음을 갖게 되면 좋아질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운동량을 점차 늘려나가고 체조를 자주하며 수족냉증과
동시에 이상감각이 느껴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