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한파로 가뜩이나 침체돼 있던 부동산시장이 "5.18 특별법" 제정
결정의 여파로 "거래올스톱"상태에 빠져들고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및 수도권 주요 아파트지역에서는
"5.18특별법"이 제정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거래는 물론이고 문의전화도
거의 없는 악성비수기를 맞고있다.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맞춰 저조한 분양실적을 만회하려던 주택업체는
내달 분양예정분을 내년으로 이월하고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임대전환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동산컨설팅업계도 용역계약체결건수는 물론 전화문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하락세와 약보합세가 반복되어온 부동산시장의 경우 비자금사건과
특별법파동으로 90년대들어 최악의 상황이라고 부동산가에서는 입을
모으고있다.

이에따라 매매거래는 물론이고 전세거래마저 자취를 감춘 가운데
매물은 서울 상계동 분당 일산등 주요 아파트지역 부동산업소에
평균 40~50개씩 쌓이고 있다.

서울 상계동 고려부동산대표 박경준씨는 "지난달 윤달에다 비자금사건까지
겹치면서 지난달부터 두달동안 매매거래를 한건도 주선치 못했다"며
"부동산업소마다 매물이 늘어나면서 매매및 전세가격이 비자금파동전에
비해 평형에 따라 300만~7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산 청구부동산대표 양원재씨는 "지난달에 비해 33평형 매매가격이
1,500만원 떨어진 1억4,000만원,전세가격은 1,000만원 하락한 5,000만원에
거래되고있다"며 "특별법여파까지 겹치면서 문의전화는 팔려는 사람에게서만
오고있다"고 푸념했다.

최근들어 일부지역에서 하루 평균 10가구 이상씩 미분양아파트가
해소되던 것이 비자금및 특별법영향으로 하루에 1~2건으로 줄어들었다.

전반적인 경기가 이같이 크게 경색되자 주택업체들은 당초 올해
분양분으로 배정했던 물량을 내년으로 넘기고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달 마산 경주 전주등에서 3,7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일부를 내년으로 이월했으며 우성건설도 내달 분양예정이던
인천 마전동,경기도 용인군 남리,대전 태평동등 3곳을 내년사업으로
재배정했다.

2,000가구정도의 미분양아파트를 갖고있는 금호건설은 순천 춘천등
악성미분양지역에 한해 실시하고있는 미분양아파트 임대전환을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부동산컨설팅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키라컨설팅그룹은 비자금사건이후
용역체결건수가 절반으로 줄었으며 이젠 문의전화조차 뜸한 상태라고
밝혔다.

< 김철수.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