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이행국가에서는 자생적 기업인이 드물다.

큰 기업인들은 대부분 과거공산시절 관료출신들이다.

외국차관을 쉽게 챙길 수 있는 길목과 민영화되는 기업중 어느 기업이
알짜인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사람들은 공산귀족관료 노멘크라투라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자생적 민간기업인들이 비교적 많은 업종은 자본이 적게
드는 무역업과 일반유통업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산 낚시용품을 수입판매하는 에네르고피시사를
찾아가 마르코지 요셉사장으로부터 기업설립 목적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언제 회사를 설립했나.

"헝가리에서는 사유재산제도가 일찍부터 도입돼 사업을 한지는
15년됐다.

낚시에 취미가 있었고 낚시인들의 취향도 잘 알아 낚시용품을 아이템으로
잡았다.

한국의 낚시용품이 값싸고 질좋다는 얘기를 듣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부다페스트무역관을 찾아간 것이 행운을 얻게된 계기였다" 지난
93년에 매출규모가 100만달러에 불과하던 에네르고피시는 94년에 200만달러,
올들어서는 9월말 현재까지 350만달러로 급신장한 기업이다.

19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부다페스트 시내에 독자판매장과 보세창고까지
갖춰놓고 있다.

요셉사장은 9월까지 총매출 350만달러중 150만달러를 주변국 수출을
통해 달성했다고 전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서유럽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비해 값은 절반이면서도 제품의 질은
조금도 뒤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유통업자들 사이에는 소량주문인데도 제때 공급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으로는 낚시용품 뿐만 아니라 직물과 액세서리도 한국에서 수입해
헝가리와 주변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중.동유럽시장의 특징을 말한다면.

"시장규모가 아주 크다.

그러나 수요가 산재해 있는 시장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욕구도 다양하다.

각 지역별로 신뢰할 수 있는 수입상이나 유통업자를 잡지 않고서는
판로를 개척하기가 무척 힘들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