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8.5%로 전망되고 이가운데 사료용을
제외하더라도 55.7%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다.

91년부터 곡물자급률이 매년 하락을 거듭하여 작년부터는 30%를
밑돌고 있다.

특히 주식인 쌀의 자급률이 현재 87.8%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북한동포에 대한 쌀지원으로 우리나라의 쌀재고량은 10월말
현재 515만섬으로 줄어들어 적정재고량인 600만섬에도 못미친다고 한다.

또한 미국 농무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사료곡물 수입국이 될것이라고 하며 우리의 밀
수입량이 전세계 밀수입의 42%를 차지하게 될것이라고 한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아주 심한 탓으로 미국 호주 등 주요
곡물생산국의 작황이 매우 부진하다.

중국도 계속된 가뭄과 홍수로 곡물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바뀌었을
뿐아니라 21세기가 되면 절대적 식량부족으로 말미암아 매년 3억8,000만t이
상을 수입하게 될것이라고 한다.

더구나 지난20년간 세계 곡물생산량은 54% 늘었지만 같은 기간중
곡물소비가 58%나 늘었다는 통계를 봐서는 앞으로 곡물부족의 심각성을
짐작할수 있게 된다.

그래서 세계각국은 이제 "식량지키기"와 "식량구하기"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농촌현실은 몇가지 걱정스러운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가장 큰 걱정거리는 우리 농민들의 평균연령이 55.8세로서
농촌인구의 고령화가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또 한가지 큰 걱정은 그런 농민들의 91%가 자기 자식들에게는
농업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점이다.

이와 같은 현실속에서 정부와 위정자들은 우리 농업을 지킬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만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농촌현실과 장래를 걱정하고 더 깊은
관심을 기울여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는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새로 "신 식량관리법"을 제정함으로써 식량의
국내자급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정부 비축미를 생산조정농가에 할당,
더욱 치밀한 계획생산을 실시하고 양질의 고급쌀을 생산토록 유도하여
농가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쌀값 안정과 민간유통의 활성화로
쌀농사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더 늦기전에 식량생산의 기반을 정비하고 기업농의 도입 등
경영규모의 확대, 새로운 고급품종의 개발, 기계화 등을 통한 생산비
절감유도등 치밀한 식량대책을 세워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임영목 <전남 목포시 명륜동>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