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의 본격 실시이후 광역, 기초할 것 없이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확충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간에도 상호이해를 둘러싼 힘겨루기양상이 비일비재
하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자체가 주민편의와 부담,다른 지자체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도로점용료 부과, 골프장건설등의 관련시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 부 산 ]

동구는 최근 공개입찰로 연간 2억원에 민간업자 4명과 공영 유료주차장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 관내 15개 노상주차장 2백85면을 유료화했다.

이에대해 인근 주민들은 아무런 사전통보없이 집앞의 노상주차장 사용료를
걷어 갈수가 있느냐며 심하게 항의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중구는 부산 최대의 도심인 광복동일대 상가앞에 놓인 발판
(깔판)에 도로점용료 12억원을 부과, 말썽을 빚고 있다.

중구는 상인들의 점포앞에 설치한 발판이 모두 1천8백69건으로 명백히
상업목적용으로 도로를 점용하고 있는만큼 점용료부과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 광 주 ]

전남과 전북 모두 재정확충을 위해 시.군에 대대적으로 골프장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환경단체와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은 지역 시.군의 재정자립도가 23.4%로 전국평균에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1시.군 1골프장건설"이 자립도를 높이는 최선의 정책이라며
밀어 붙이고 있다.

전북도 도내에 골프장이 한 곳밖에 없어 매년 수백억원의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고 있다면서 민자유치를 통한 골프장건설에 골몰하고 있다.

이에대해 지역 환경운동연합과 농민단체들은 "골프장건설은 생태계파괴와
농경지오염등 각종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면서 "지방재정확충은 지역민들의
이해에 기반을 둔 다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대 전 ]

대전시가 민자를 유치, 보문산이나 월평공원에 세우려는 대전상징타워
건립계획에 대해 서구는 최근 탄방동 남산공원에 2백2m규모의 대전타워를
세우겠다고 밝혀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또 대전시가 금고동쓰레기매립장에 대한 쓰레기반입료를 부과하려하자
각 구청이 이에 반발, 역시 마찰을 빚고 있다.

대전시는 쓰레기 반입량 1t당 5천-7천원의 운영비를 부과할 방침으로
있는데 각 구청들은 "이미 대행업체에 대행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또다시
시에서 이같은 방침을 추진하는 것은 구재정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
단체행동도 불사한다는 강경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형편이다.

[ 대 구 ]

대구시는 올해 가결산결과 6백여억원의 세수부족이 분명해지자 각종
사용료와 수수료를 현실화하기로 방침을 정해 주민들과의 마찰이 예상
된다.

이와관련, 대구시는 이미 원인자 수혜자 부담원칙을 강화하는 한편
각종 무료서비스는 줄인다는 방침을 확정, 각 부서별로 타당한 사업을
발굴토록 지시를 내린 상태다.

인상방침이 확정된 것은 원가의 44%수준인 하수처리비로 내년부터 매년
25%씩 인상, 오는 2002년까지는 모두 2백72%를 인상할 계획이다.

그간 무료로 제공됐던 공공기관의 주차장도 내년부터 유료화할 방침이다.

[ 인 천 ]

인천시가 재원확충을 위해 가장 신경을 쓰는 분야는 징세관련업무 강화로
이는 수시현장조사등 세무조사강화로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올해 상반기에만 법인 비업무용 토지조사를 통해 10여개 기업에
1백여억원의 지방세를 중과했다.

또한 각종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등 본격적인 세원증대에 팔을 겉어
붙이고 있다.

시민들은 이에대해 "탈세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세원추적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재정확충을 이유로 갑자기 각종 수수료등을 인상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 전국종합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