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으로 노사화합 믿음으로 노사정립"

"노사협력 웃음가득 노사화합 행복가득"

"서로 한발 양보하면 먼저 한발 앞서간다"....

충남 아산시에 자리잡은 두원공조를 찾아가보면 생산라인과 실내복도
휴게실등 공장 곳곳에서 이같은 내용의 표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결같이 노사화합을 강조하는 문구들로 장식된 표어들은 매년초
근로자들로부터 공모를 받아 선정한다고 한다.

차량용 에어콘 생산업체인 이 회사의 모토는 웃음과 화합.

그 때문인지 노사양측은 지난 91년 모기업인 두원정공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도 없이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동종업계로는 후발업체이지만 두원공조 마크가 찍힌 제품의 품질은 자타가
공인, 장래성을 보장받고있다.

올해는 국제품질규격인 ISO9001을 획득,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시아자동차 등 완성차 제작업체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있다.

지난해부터는 중국과이란 필리핀등지에 진출, 해외시장 진출사업도 본격화
하고있다.

특히 지난5월 중국 요녕성의 송요기차와 합작사를 설립함으로써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92년에 1천4백1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금년에는 두배가까운
2천7백3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회사측은 이처럼 눈부신 성장을 모두 근로자들의 공로로 돌린다.

박상록사장은 "좋은 품질은 근로자들의 마음에서 나온다"며 "인간존중의
원칙아래 쾌적한 작업환경조성및 안전보건교육 건강진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근로의욕을 향상시키고 주인의식을 높이는데 주력하고있다"고
경영방침을 설명한다.

이회사는 동종업계가운데 동양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풍동연구소를 올해
설립, "월드 클래스"의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연구원만 90명으로 현재 1백18건의 특허출원을 준비하고있으며 매년
20억원의 로얄티를 지불하면서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기술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한마디로 거칠 것이 없다.

이 회사의 발전가능성을 엿볼수있는 대목은 위기관리능력에서도 드러난다.

93년초 두원공조는 일대 위기에 봉착했다.

법인이 분리되면서 많은 부채를안고있었는데다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액의
감소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는 자발적으로 임금동결을 회사측에 제의했다.

"우리가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조합원들간 열띤
토론끝에 모아진 의견이었다.

정덕순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우선 살아야 개인이 살수있다는 공존의식이
모두의 가슴속에 뿌리내렸다"며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노사일체감을
통해 극복할수있다는 신념을 갖게됐다"고 말한다.

다행히 우려했던 것보다 경영수지가 많이 악화되지는 않았다.

회사측은 그해연말성과급을 1인당평균 1백10만원씩 지급함으로써 임금
교섭때 진 빚(?)을 다소나마 갚았다.

회사측은 이어 94년 임금협상에서 15.35%, 올해 11.0%의두자리수 인상률로
임협을 타결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솔선수범에 보답했다.

두원공조 노사는 금년도 임.단협에서 단체협약갱신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연장, 잦은 교섭으로 인한 각종 비용을 줄이는데 합의했다.

그대신 협의사항이있으면 매월 실시하는 노사협의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담당실무자간 수시로 회사의 제반사항을 협의하는 기회를 갖고있다.

생산과 판매계획은 노조가 참여하는 생산조정회의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참여"문제를 높고 마찰을 빚을 소지도 없다.

부서별로 돌아가며 사장과 현장근로자간 1대1대화도 활성화하고있다.

이기만이사는 "회사측과 노조집행부와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위해
경영실적을 철저하게 공개하고 회사의 대내외행사에 노조집행부를 공식
초청하는 등 열린 경영을 실현하고있다"고 자평한다.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한 회사측의 각종 지원도 두원공조의 자랑이다.

관공서 민원서류발급대행, 개인차량 정기점검대행, 우편물관리, 해외.
국내여행 알선및 수속을 대행을 위해 올해부터 운영하고있는 사내서비스
센타는 많은 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있다.

회사측이 사물놀이패를 직접 구성하는가 하면 매일 1백번째 출근하는
근로자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는등 다양하고 신선한 자극을 통해 "회사에
자꾸 나오고싶은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

오락부서도 신설, 레크레이션 활동도 유도하고있다.

두원공조는 이같은 협력적 노사관계를 발판으로 내년부터 목표관리에
의한 능력급.성과배분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하는 한편 "전사원 해외연수"를
목표로노조간부뿐만 아니라 전직원을 대상으로 폭넓고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부여할계획이다.

또 법인카드의 일종인 "생활카드"를 발행, 근로자및 그 가족들이 인근에서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다져온 노사일체의식을 바탕으로 "세계속의 두원공조"
와 "2000년 매출 5천억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있다.

< 아산=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