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들었다.
지난 2월 구본무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정도경영"을 기치로 추진해 온
일련의 개혁작업이 한층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내부 거래선 등록.관리"는 구본무호의 LG가 추구하고 있는 공정거래
문화 달성을 겨냥한 제도 개혁의 완결판으로 볼 수 있다.
LG는 지난 3월 각 계열사별로 공정거래 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어 지난달엔 정실에 의한 부품업체 선정을 근절키 위한 협력업체
공개모집제도를 실시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사실 내부 임직원과 주주들의 친인척관계에 얽힌 거래를 단절하는 작업은
주주구성 관계가 "특수"한 LG에 있어서 최대의 현안이자 초미의 과제로
지적돼 왔다.
전임 구자경회장도 지난 89년 "자율 경영"을 대내외에 선포하면서
"가족 온정주의"에 대한 개혁방침을 천명했었다.
구자경회장으로부터 올초 경영대권의 바통을 이어받은 구본무회장이
바야흐로 LG의 해묵은 과제이자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온 "내부
특수거래"에 대한 본격적인 수술과 개혁을 선언하고 나선 셈이다.
안팎으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무한 경쟁시대에 그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체제와 구습에 일대 "혁명"을 하지 않을수 없다는
결단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이같은 LG의 신개혁작업은 임박한 그룹 임원인사에서 예고되고 있는
대규모 세대교체 작업과 맞물려 더욱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LG의 이번 조치는 또 최근 정부가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구상하고 있는 오너경영 탈색등 이른바 "신재벌정책"과도 맞물린 것이어서
다른 대기업그룹들에도 일정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