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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30일자) 우리 더욱 힘차게 뛰자..무역의 날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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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은 32번째 맞는 "무역의 날"이다.

    지난 64년 수출 1억달러 돌파를 기념하여 "수출의 날"(지금은 무역의 날)
    이 제정된 이후 해마다 이날이 되면 수출역군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수출입국
    의 결의를 새로이 다져오고 있지만 올해 무역의 날은 여느때와는 다른
    각별한 감회를 우리 모두에게 안겨주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수출이 지난 10월28일 대망의 1,000억달러를 돌파함으로써
    무역대국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음은 국민 모두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쾌거가 아닐수 없다.

    우리는 오늘날 한국을 세계 12번째 무역대국으로 밀어올리기까지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기울인 남다른 노고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누가 뭐래도 지난 31년동안 우리의 연평균 수출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25%를 기록할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흘린 피와 땀의 대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지난 31년동안 국민소득이 100달러에서 1만달러로 100배가 늘어났지만
    수출은 무려 1,000배가 늘어났다.

    국민소득보다 10배이상의 속력을 보인 셈이다.

    수출이 역시 우리경제의 "효자"이며 앞으로 선진국의 문도 수출을 앞세워
    열수 밖에 없음을 확인시켜 주는 눈부신 실적이다.

    하지만 오늘 축제현장의 주인공이어야 할 기업과 기업인들이 비자금파문에
    휘말려 전전긍긍하고 있음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기업인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굴절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그렇다고 기업인을 둘러싼 이같은 음울한 사회적 분위기가 수출 1,000억
    달러의 금자탑이 갖는 의미와 그것을 이룩한 기업인들의 공적을 훼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의 수출은 그동안 양적성장 뿐만 아니라 질적인 구조개선을 동시에
    이룩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값진 것이다.

    64년 142개에 불과했던 수출품목이 94년 현재 7,648개로 늘어났고 수출
    대상국 또한 41개국에서 216개국으로 확대됐다.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도 9%에서 37%로 확대돼 수출이 고도성장을 이끄는
    견인차임을 새삼 입증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무역에도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무역성과는 적자규모나 무역정책의 비효율성등 부정적 요소가 많아 세계
    35위에 처져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평가는 세계 12위의 무역규모에 걸맞는 명실상부한 무역대국이
    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첫째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올해만도 무역적자는 통관기준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수출이 증가할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것은 전체 무역적자의 절반이 기계류와
    부품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자본재산업을 획기적으로 육성하지 않고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둘째 기술개발을 통한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절실히 요청된다.

    수출규모의 확대와 함께 수출품목의 구성도 고도화되고 있으나 수출의
    고부가가치화 지수는 94년부터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종 수출제품이 아직도 중.저가 범용제품이 많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제품으로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선진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정보화시대를 맞아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갈수록 단축되고 있는
    추세에서 우리 수출상품의 60%가 성숙기 혹은 쇠퇴기에 있어 성장기상품이
    부족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수 없다.

    셋째 선진국의 무역장벽을 뚫기 위해 기업활동의 글로벌 네트워크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수출 1,000억달러 달성과 함께 우리는 더이상 개도국으로서의 특혜나
    예외를 기대할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수출규모에 걸맞는 국제사회에서의 의무를 떠맡아야 할 입장이다.

    또 시장개발과 함께 무역관련 제도-규범-법체계 등을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에 맞게 개편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과거에는 정부주도에 의한 효율성이 강조되었으나 이제는 민간자율과
    창의성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활동도 하루속히 국제화 세계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수출의 지속적 증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이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지금처럼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정국의 혼미는 수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특히 "부패라운드"다,뭐다 하여 기업의 부패행위를 불공정 무역관행으로
    다스리려는 국제적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그룹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사법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수출한국의 앞날을 위해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출증대는 물론 국민경제발전을 위해 정치안정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는 정치안정이 예측가능한 경제활동 여건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툭하면 기업인을 정치적 제물로 삼거나 정치논리로 경제활동을 재단하는등
    국민을 계속 놀라게 하는 정치개혁의 추진방식은 그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수출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기업인들에게 씌워진 정치적 굴레를 하루속히 벗겨줌으로써
    이들의 시선을 다시 넓은 세계 시장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수출 1,000억달러
    금자탑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뜻에서 올해 무역의 날은 비자금 악몽에서 벗어나 과거 1억달러달성을
    위해 기업과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가 힘을 모으던 그런 마음가짐으로 무역
    대국을 향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날이 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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