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기업의 최대과제로 떠올랐다.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가 열리면서 이제는 세계화를 이루지 않고는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

각기업들이 해외직접투자를 넘어 본사를 해외에 설치하거나 아니면 해외
연수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오는 4,5일 양일간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개최되는 "세계화추진
전국대회"에서 발표될 내용으로 중심으로 세계화에 따른 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세계화전략을 짚어보고 해외현지화 기술셰계화 상품세계화 중소기업
해외투자등에서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기업들의 세계화를 돕기위해 지난해 창설된 "세계화추진 전국대회"는 능률
협회가 한국경제신문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다.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대한항공 선경인더스트리 기아자동차등 세계화우수
기업에 대한 시상식과 세계화 성공사례발표가 있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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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로 기업의 패러다임을 새로 짠다"

재계에 세계화 열풍이 불고 있다.

해외본사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가 하면 "해외"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
세계를 하나로 보고 사업전략을 짜는 기업도 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연수 배낭여행등을 통한 국제감각 익히기가 지속적
으로 실시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세계가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로 들어선데
따른 것이다.

기업들은 이제 세계화만이 거의 유일한 생존전략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기업의 세계화는 이제 공장의 해외이전이나 해외판매기지 설립 차원을
넘어 조직의 세계화와 인력의 세계화로 치닫고 있다.

말하자면 기업의 패러다임이 세계화를 주제로 다시 짜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 변화는 조직의 세계화.

기존의 "부.과"조직을 "팀"제로 바꾸는 것은 기본이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이미 해외본사체제로 들어갔다.

본사는 반드시 국내에 있어야 한다는 종전의 사고방식에서 연구개발 생산
판매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있는 가장 적절한 곳에 본사를 둔다는 식이다.

그래야만 경쟁력을 높여 세계유수의 기업과 맞설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삼성그룹은 올해초 뉴욕 도쿄 런던 싱가포르 등지에 해외본사를
설치했다.

LG도 중국본사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우는 생산라인의 글로벌화를 추진
하고 있다.

이들 그룹은 해외본사의 경우엔 사장도 현지에서 직접 채용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조직도 세계화에 맞게 개편하는 추세다.

LG전자는 "국내부문"과 "해외부문"으로 구분했던 회사조직을 지역단위로
바꾸었다.

예컨대 국내영업담당은 한국영업담당으로, "해외"자가 붙은 조직은 지역에
따라 미국영업 일본영업 중국영업등으로 구체화했다.

두번째 변화는 인력의 세계화.

대기업들의 해외 배낭여행이 러시를 이루는 것도 세계화에 대비한 인력
세계화로 보면 된다.

최근엔 기업들의 해외 배낭여행 패턴도 바뀌고 있다.

입사성적이나 업무실적이 뛰어난 소수 정예부대를 뽑아 포상차원에서 해외
배낭여행을 보내던 과거 방식에서 탈피, 규모도 커지고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계열사의 부장급 간부사원 전원에게 해외 배낭여행의 기회를 주는 기업도
있다.

고합그룹의 경우 아예 "세계화 양성 해외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부터 두차례 실시해온 관리직 사원의 세계화 교육에 이어 올해부터는
기능직 사원을 대상으로 "세계화기술요원"과정을 신설했다.

조직의 세계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력의 세계화가 긴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제일제당도 이달 들어 세계화시대에 대비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간부및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국제화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마련,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 회사가 마련한 국제화 프로그램은 학위취득과정을 비롯 마케팅 어학
연수 차세대 리더과정 지역전문가 과정 등이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 경영학석사(MBA)과정 신설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세계화와 무관하지 않다.

급변하는 기업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기업내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세계화시대의 기업 문화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그룹은 미국 미시간대의 경영학강의를 위성화면을 통해 경기도 용인
연수원에서 수강하고 미국 현지에서도 공부하는 "대우 미시간 MBA"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으로 사내 통신망을 미시간대 통신망과 연결, 마치 현지에서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 5월 개설한 "소시오 MBA"는 교육대상을 더욱 세분화했다.

이 과정은 관리파트 중간관리자들이 국제정치와 경제변화를 분석하고
대응능력을 갖추도록 훈련시키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소시오 MBA 수강생들은 전략경영 정보 국제통상 법무 환경 전략분야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교육지역도 중국 싱가포르 스페인 등으로 다변화했다.

선경그룹도 국제경영자 양성과정인 선더버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있는 국제경영대학원에서 4개월간 어학교육및
경영교육을 이수토록 하는 것이다.

GM등 미국 일류 기업들도 방문, 실천교육을 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 세계화열풍은 무국적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기업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상품을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과거와는 달리
상품의 국적보다는 질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계화된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기업들은 당연히 세계화된 <>조직
<>인력 <>상품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이건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