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

흔히들 주식투자에 있어서 매수보다는 매도가 더 어렵고 또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말속에는 바닥보다 천정의 징후를 알아내기가 더 힘들고 이익실현이나
손절매의 단계에서 인간은 탐욕과 망설임에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쉽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또한 매수타이밍을 한번 높치더라도 눈에 보이는 금전적 손실은 없지만
매도타이밍을 잘못 잡았을 때는 금전적 손실이 반드시 뒤따르기 때문에
매수보다는 매도가 그만큼 더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실전투자에 있어서는 매수도 매도만큼이나 어렵고 중요한게 현실
이다.

왜냐하면 첫 단추를 잘못 끼웠을때 두고두고 일이 꼬이듯이 애당초 매수
단계에서 종목선택이나 타이밍이 잘못되면 매도시기를 제대로 잡을수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경험이고 보면 결코 매수를 등한시 할일도 아닌것
같다.

사실 매수 첫날부터 주가가 생각대로 올라주면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을
찾을수 있어서 매도단계까지 여유를 갖고 장세를 바라볼수 있지만, 매수한
첫날부터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면 본전심리가 앞서기 때문에 냉정하게 매도
타이밍을 찾기가 어렵게 된다.

더구나 요즘같이 장외돌발악재가 빈번히 나타날 때는 더더욱 심리적 안정을
취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매수단계부터 좀더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매수시의 기본투자자세를 바닥권 매수에 맞춘다면 다음과 같은 바닥의
징후를 감지할줄 알아야 한다.

첫째, 주가는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2~3단계 하락후 갭을 발생시키면서
투매가 나올 때까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기술적 반등이 V자형으로 세차게 형성된뒤 재차 소폭의 조정에 들어
간다.

둘째, 거래량은 점점 감소하면서 거래바닥을 형성하게 되는데 거래바닥이
곧 주가바다그은 아니고 얼마간 더 조정이 진행된다.

세째, 장.단기 이동평균선들이 역배열로 전환되면서 이격도가 바닥권에
이르게 된다.

네째, 각종 악재만 난무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어 시장 선도세력
외에는 감히 매수의견을 내놓지 못하게 된다.

다섯째, 장기적인 추세지지선까지 주가가 떨어지게 되면 더이상 주가하락이
이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기간조정을 나타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바닥권 모습이 나타낼때 서서히 분할매수를
고려해야 하는데 통상 주가회복은 돌발악재로 인해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
부터 순차적으로 반등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설혹 주가바닥권에서 반등선도주를 붙잡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왠만한
종목이라면 차례가 오기 마련이므로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도 차선의 투자
전략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