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동차산업은 누가 리더할 것인가, 자동차전쟁에서 미국이 패권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일본이나 독일이 이길 것인가.

미국의 GM, 일본의 도요타, 독일의 폴크스바겐등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면서 21세기 자동차산업의 향방을 가늠한 분석서
"충돌"(메리앤 켈러저 김용섭.류시진역 김영사간 8,900원)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있다.

"GM 도요타 폴크스바겐의 21세기 패권 시나리오"라는 부제를 달고있는
이책은 단순히 3사의 경쟁관계를 그린 것이 아니라 이들기업의 성장과정,
위기와 그 대처방안을 통해 본 미래전략을 화제중심으로 엮어 관심을
끌고있다.

저자는 이책에서 우선 이 회사들의 공통점을 살피고있다.

이들은 다양한 기술혁신을 주도해왔으며 또한 과감한 경영혁신과 체질
개선을 통해 제품및 마케팅전략을 선도해왔다는 것이다.

GM은 소비자계층및 용도별 자동차생산개념을 처음 고안했으며 폴크스바겐은
고성능의 대중보급형 소형차를 싼 가격에 판매했고 도요타는 효율성이
뛰어난 생산체계를 창안, 다른 자동차기업의 모델이 되고있다는 것.

저자는 아울러 위기에 맞서 이 회사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분석
한다.

GM은 비용최적화시스템(PICOS)의 도입을 통해 전생산라인에서 비용을
절감했으며 도요타는 린생산방식 적시생산방식(JIT)등 소량다품종 생산을
꾀하고있다.

폴크스바겐은 생산직과 사무직, 학계전문가, 외부노조원을 포함한 공동
결정방식의 이사회가 경영과 개발, 생산관리의 유기적 통합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회사들중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어디인지는 아직
분명하지는 않지만 GM이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밝힌다.

도요타는 아직 저원가로 고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지만 뚜렷한
비전제시가 없으며 폴크스바겐은 원가절감만을 계속 추진해왔을뿐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제품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비해 재정적 파산지경에 몰려 모든 구성원이 거의 파멸에 이를뻔 했던
GM은 이 위기를 자기변혁의 기회로 활용해 혁신을 한 결과 투자가들의
관심도 살아나고 있으며 자금운용도 잘되고 있다는 것.

저자는 결론적으로 우리가 목격하고있는 것은 경쟁사간 충돌이 아니라
미래와의 싸움이며 이를 위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만이 다음세기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있다.

한편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자동차산업은 불과 몇년사이에
세계자동차산업의 한 축으로 등장할만큼 빠른 성장을 거듭해왔다"면서
"그러나 저가격은 더이상 보증수표가 아니며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인정받을만큼 품질향상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