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특별기획 "코리아게이트" (32부작)를 오는 23일 20부를 마지막
으로 조기 종영하기로 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측은 그 배경에 대해 ""코리아게이트"가 진행되면서 여타 드라마 및
정치관련 유사프로그램이 범람, 과열현상을 가져왔다"며 "이런 현상이
드라마 기획의도의 순수성을 훼손 시킬수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현 정국과 맛물려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킨 이 드라마가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조기 종영되는
배경에는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지 않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

이에 대해 제작자 고석만 PD는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인
외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고석만 PD와의 일문 일답.

-조기 종영 방침은 스스로 결정한 것인가.

"12회분 (11월25일 방영)을 마치고 제작국장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숙의 끝에 합의했다"

-당초에는 어떠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는데 조기 종영 방침에 합의한 이유는.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조직의 논리는 원칙적으로 지켜야 한다는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도 애초의 기획의도가 왜곡되게 해석될바에야 조기 종영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93년 MBC TV에서 방영된 "제3공화국" (고석만 연출)도 중도 하차됐다.

당시 언론에서는 정치적 압력에 따른 것이라 보도했지만 이번에도
그런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은 이미 다 방영이 끝난 상태다.

외압이 있었다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난주 방영분이 시청률 10위권에서 밀려나는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혹시 낮은 시청률 때문은 아닌가.

"시청률 때문은 결코 아니다.

지난 한주 주춤했지만 시작부터 보여온 높은 시청률이 종영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앞으로 6회가 남았다.

어떻게 끌어갈 계획인가.

"이번주 (15,16회)에는 핵개발 과정을 통사적으로 접근하고 다음주
(17,18회)에는 박동선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그리고 마지막회(19,20회)에는 4공을 총체적으로 조명할 "빅카드"를
준비중이다"

-5공화국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계획중인가.

"구체적인 시기는 밝힐수 없지만 때가 되면 할 것이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