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중동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인텔을 비롯한 세계적인 반도체.컴퓨터 업체들이 이스라엘을 최적 투자
후보지의 하나로 손꼽으며 당국과 투자관련 협상을 진행중이다.

지난 10월 이스라엘 남부지역에 16억달러짜리 반도체공장을 짓기로 한
인텔에 이어 미모토로라도 10억달러 규모의 휴대폰,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
공장을 이곳에 마련하려 추진하는등 굵직굵직한 것만 따져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스라엘이 이처럼 첨단산업 투자적격지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5년쯤 전부터라 할 수 있다.

첨단제품 수출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부터라는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컴퓨터.통신등 첨단제품 수출은 지난해 55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에 육박했으며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60% 늘어 7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스라엘을 첨단제품 수출국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한 요인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군의 군살빼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당시까지 만 해도 이스라엘내에서 최고로 여겨지는 컴퓨터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들은 모두 군에 몸담으면서 첨단 통신및 전자장비, 미사일등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후 사정은 달라져 이들 고급인력의 상당수가 군내에서 일자리를
잃게 됐으며 민간부문으로 흡수됐다.

따라서 이들 "실직한" 첨단산업 인력들이 이스라엘을 첨단기술국으로
변신할 수 있게끔 한 추진력을 제공했으며 현재 이들에 대한 수요는 엄청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앞으로 5년 뒤인 2000년에는 이스라엘내에서 최소한 1만2천명의
고급인력들이 부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중동판 실리콘밸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있다.

이스라엘이 투자적격지로 여겨지게 된 이스라엘 정부의 세제및 자금지원
혜택등이 주 원인이다.

그렇지만 최근 자금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같은 혜택을
축소하려 시도함에 따라 모토로라등이 투자결정을 미루고 있어 이의 해결을
위한 묘책을 강구해야 하는 처지다.

때문에 이스라엘이 얼마만큼 효율적인 처방전을 내느냐에 따라 이스라엘의
"첨단타운화" 여부및 시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