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인해 20년만에 최악의 밀 흉작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연합(EU)의 수출용 밀(소맥)에 대한 관세 부과까지 겹치면서 밀값이 21년만
에 최고치를 기록하는등 연일 급등세를 나타나고 있다.

미캔자스시티에서는 7일 12월 인도분 밀값이 지난 74년 이후 최고치인
부셀당 5.35달러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국제 곡물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도 밀 12월물이
부셸당 13센트나 오른 5.22달러에 폐장, 지난 80년(5.44달러)이후 15년만에
가장 높은 시세를 나타냈다.

소맥값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이날 세계 2대 밀수출지역인 EU가 밀의
수출을 막아 내수용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용 밀에 대해 t당 25ECU
(유럽통화단위,약30달러)의 관세를 물리키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EU의 밀 수출에 대한 벌칙성 관세 부과는 21년만에 처음으로 이번 관세는
지난 11월 30일부터 소급적용된다.

이와함께 가뭄으로 밀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EU의 밀 비축량이 지난 93년
(1천3백만t)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1백20만t으로 급감하는등 세계 밀
비축량이 지난 7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 밀값 폭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편 경제발전등으로 밀 수요가 급등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밀 구입량
도 국제 밀값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양국은 아직 적극적인 구입을 자제하고 있으나 이들이 본격적으로
밀 매입에 나설 경우 심각한 밀 파동이 빚어질 것으로 시장 중개인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 곡물 전문가는 이와관련,"앞으로 6개월 이내에 사상최고치인 t당
2백10달러까지 밀값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