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8년생 노장 이강희(26)가 팀에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

93년 우승팀 국민은행은 9일 수원체육관에서 계속된 한국통신배
95~96농구대잔치 여자부 풀리그에서 주전들의 한수 앞선 개인기를
앞세워 코오롱을 70-58로 대파,개막전에서 선경증권에 1패를 당한
후 5연승 가도를 달렸다.

국민은행은 5연승의 현대산업개발에 이어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반대로 당초 4강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코오롱은 약체 제일은행에
이겼을 뿐 4패를 당해 8강진출도 낙관할수 없게 됐다.

88년 선일여고를 졸업하고 입단,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강
희(171cm.22득점.6리바운드.가로채기 3개)는 이틀전 서울은행과의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린 부상을 무릅쓰고 전반동안 코오롱 공
격의 핵 천은숙을 무득점으로 꽁꽁 묶고 고비때 마다 상대의 리듬
을 끊어놓는 골을 성공시켜 팀승리를 주도했다.

특히 이강희는 이날 3점슛 2개를 추가해 농구대잔치 통산 8번째,
현역선수로는 손경원(삼성생명),권은정(서울은행)에 이어 3번째로
3점슛 2백개 고지를 정복했다.

또 리바운드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현(187cm)은 센터싸움에서 국내
최장신인 상대센터 김정민(190cm)을 압도하며 리바운드 10개를 잡아내
제몫을 해냈다.

지난 1일 삼성생명을 16점차로 대파해 사기가 오른 국민은행은 복
병 현대산업개발에 허를 찔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오롱
을 심리적으로 제압하고 나섰다.

28-25로 쫓기던 전반 종료 직전 교체멤버 이영임이 장거리 슛을 성
공시켜 31-25로 달아난 국민은행은 후반들어 코오롱의 외곽 집중마크를
피해 골밑 돌파를 시도,종료 7분전 57-41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관록을 자랑하는 코오롱은 슈터 하숙례가 11점으로 부진의 늪을 벗
어나지 못하고 믿었던 국가대표 가드 천은숙마저 후반에만 7점을 넣는
데 그쳐 이렇다할 공격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무너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