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7월 선보인 손빨래세탁기는 지금까지 총 20만5,000대가
팔려 9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판매한 세탁기 전체대수(60만5,000대)의 34%,
총매출액 (2,470억원)의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제품의 히트에 힘입어 삼성은 지난해 37%에 불과했던 세탁기시장
점유율을 올해 42%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이 세탁기는 제품력 못지 않게 마케팅
전략도 뛰어났다.

다른 회사가 9~10월에 신제품을 내놓는 것과는 달리 7월에 신상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점했다.

독창적인 세탁방법인 애지펄방식을 채택해 세탁력은 향상시키고
세탁물의 엉킴을 최대한 방지하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애지펄방식은 봉(애지테이터)세탁기와
빨래판(펄세이터)을 혼합한 형태로 봉이 스크루처럼 회전하면서 세탁량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게끔 꾸며져 있다.

이 스크루 봉은 유전자이론에 의해 최적의 세탁량에 맞도록 길이를
스스로 조절하며 끝에 부착된 날개가 세탁물의 엉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손빨래세탁기는 기존 세탁기가 갖고 있는 단점을
해결한 새로운 형태의 세탁기"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자체 실험결과 빨래의 엉킴현상은 기존 방식의 세탁기에
비해 40%이상 줄어든 반면 세탁력은 35%나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60여명의 연구인력과 50여억원을 들여 개발한 이 제품으로
현재 국내외에 63건의 신규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특히 지역별로 상이한 세탁방식때문에 수출에 장애가 됐던 250여개의
문제점을 해소한 만큼 미주 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 전세계에 수출길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