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정기 인사 직후 삼성의 "OB경영인"들이 속속 그룹으로
복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1일자로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제일합섬 박홍기 사장이 다시
삼성으로 복귀한다.

박사장이 맡을 분야는 생활문화(구 의류부문).

또 삼성물산상무를 끝으로 아남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던 양인모
아남그룹기조실장도 삼성물산 건설부문부사장(해외부문)으로 곧 발령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지난 8일 정기인사와는 별도로 재영입되는 케이스라
삼성내 임직원들은 물론 삼성을 떠나 있는 OB삼성맨들에게도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박사장은 소속해 있던 회사가 계열분리되면서 그룹을 떠났던 경우지만
삼성물산 독일지사장을 거쳐 삼성건설상무를 지낸 양사장은 그야말로
친정으로 복귀하는 셈.

이같은 복귀인사는 "재기용불허"라는 삼성의 "순혈주의"인사원칙에
비추어보면 매우 이례적인 것.

과거 그룹을 떠났다가 복귀한 사례는 경주현 삼성종합화학상담역(87-91년
롯데월드사장)을 비롯 <>이승영 카드상담역(77-78 서통사장)과 한때
현대전자에 7개월에서 5년이상 몸담았던 남궁석 삼성데이타시스템사장
한기선 전기고문 윤종룡 일본본사사장등에 불과하다.

이밖에 아주 옛날얘기긴 하지만 60년대 말 대성모방을 차려 독립했던
성상영씨와 함께 딴살림을 차렸다가 복귀한 이만우 전제일기획사장
(75년-80년) 등도 이에 속한다.

전자출신중에선 김광호부회장도 약 일주일간 현대전자로 자리를
옮겼다가 복귀한 전력이 있다.

이같이 그룹을 떠났다가 복귀한 임원숫자는 타그룹과 비교해보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한편 삼성그룹측은 과거 선대회장 당시엔 인사의 순혈주의가 철저히
지켜졌으나 이건희회장체제가 정착된 이후 이같은 원칙에서 많은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경쟁력의 강화가 요구되고 각부문별 전문성이 강조되는 글로벌
경영시대엔 중도채용이 일반화되고 전력보다는 능력이 우선된다는 것.

이번 양인모실장과 박홍기사장의 복귀도 이같은 사례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룹측의 설명이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