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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독자광장] 제 구실 못하는 '제품설명서' .. 강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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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기업이 만든 자동카메라를 샀다.

    이 카메라는 수십가지의 기능이 있는 비싼 제품인데 카메라를 작동하기
    위해 설명서를 읽다가 그 용어가 너무 어려워 포기하고 말았다.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염두에 둔 설명문이 아니었다.

    요즘 기업들이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다기능 제품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겨우 서너가지 기능만 활용하고 있을뿐이다.

    이것은 기술개발에 들인 막대한 돈의 사장을 의미함과 동시에 제품의
    성가를 올리는데도 실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VTR제품을 예로 들어 보겠다.

    예약녹화를 할 경우 예약버튼을 누르고 녹화채널을 맞춘 다음 시작시간
    버튼, 종료시간 버튼등 6~10개이상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이 전문적임은 물론 용어가 어려워 일반
    소비자들은 중도에 포기하기 십상이다.

    코드없는 전화기와 미니 컴포넌트제품의 경우도 사용설명서에 "LED
    디스플레이 기능""멀티 핸디 기능""원격조정수광부""그래픽 음질 조절"등의
    용어가 아무런 수식어 없이 사용되고 있어 설명서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신제품을 내놓을 때 다양한 기능이 있다고 자랑이나 선전만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설명서를 만들어 보급해주기 바란다.

    소비자가 엉터리로 작동시키다 고장을 일으켜 제수명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폐기하는 것은 소비자의 잘못보다 기업측의 책임이 더 크다.

    쉬운 설명서를 내놓는 것도 세계화의 지름길이 아닐까 여겨진다.

    강순란 <부산시 동구 수정동>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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