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죽을지 물으며 어떻게 살지 답을 얻는다.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 선고를 받은 뒤 “눈앞에 다가온 나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 가장 중요한 도구였다”고 말했다. 죽음을 떠올리는 일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묻는 일과 같다.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일까? 돈을 많이 버는 것? 명예를 드높이는 것? 언젠가 사라지고 말 육신에 돈을 채우면 얼마나 채우겠는가. 명예가 드높다고 한들 세월 지나면 빛바랠 묘비에 이름 석 자 겨우 남길 뿐 아닌가. 그것들이 가져다주는 성공과 행복도 찰나처럼 스쳐가는 바람 같은 것일 뿐이다.물질도 명예도 아니라면 진정한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랠프 월도 에머슨의 말처럼 “진정한 성공이란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이다. 이는 한 사람의 인생은 세상에 어떤 가치를 남기고 떠나는가로 평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우리 존재는 우주와 생명의 장대한 역사가 빚어낸 경이로운 결실이다. 동시에 우리는 유전적 연속성의 한 부분이자 과거와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로 존재한다. 이는 권리와 함께 큰 책임을 부여한다. 그 책임은 우주로부터 받은 소중한 선물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최대한 많이 살아야 할 이유다.우리는 ‘세 번 태어나는’ 존재다. 먼저 육신으로 태어난다. 다음은 모두 연결된 존재라는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다시 한번 태어난다. 마지막으로 죽음 이후 세상에 남긴 정신적 가치를 통해 또 한 번 태어난다. 후대의 삶을 밝히는 등불이 돼줄 정신을 남김으로써 우리는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삶을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일본의 사례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필자가 원장으로 있는 자본시장연구원도 관련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이 30여 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살펴볼수록 우리와는 다른 부분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우선 일본 주가는 최근 들어 상승한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배당 재투자를 고려한 총수익지수를 기준으로 2012년 이후 누적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일본은 297%로 미국의 271%, 대만의 246%보다 높다. 반면 한국은 중국(71%)보다 낮은 61%에 그치고 있다.한국에서는 2023년 초부터 시작된 도쿄거래소의 상장기업 기업가치 제고 요구가 주목받고 있으나 이미 2013년부터 추진된 아베노믹스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2014년 경제산업성 의뢰로 이토 구니오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 경쟁력 제고 및 인센티브 검토’라는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그 핵심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다. 이는 현재까지 추진되는 주식시장 개혁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이토 보고서의 정책 제언을 실행하는 주요 수단으로서 금융청은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정하고 곧이어 도쿄거래소와 공동으로 2015년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이후 개정을 거듭하며 도쿄거래소와 일본의 국민연금이라 할 수 있는 GPIF를 통해 주식시장 개혁을 실행하는 근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민간기관인 기업지배구조원(현 ESG기준원)이 두 규준을 제정하고 그 활용이 미진한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아베노믹스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지난해 혼인 건수가 많았던 만큼 올해 출생률이 올라갈 거란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지난 1월 2만1442명 태어났는데, 1년 전보다 7.7% 감소한 수치다. 2월엔 사상 처음으로 월간 출생아 수가 2만 명 아래(1만9362명)로 떨어졌고, 3월(1만9669명), 4월(1만9049명)도 마찬가지였다.전국에 있는 3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수는 1만8792개다. 아파트 단지 한 곳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한 달에 한 명도 안 되는 셈이다.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풍경이 사라진 이유다.아이가 사라진 아파트 단지이마저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에 진입한다. 작년 0.7명이란 숫자로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지하실 밑에 지하 2층이 있는 꼴이다.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라며 출생률을 반등시키겠다고 했지만,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저출생 기류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동력이 없어서다. 아기를 낳으면 파격적인 혜택을 준다는 정부 발표에도 출생률은 요지부동이다.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을 리 없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내놓은 ‘장래 인구 추계’는 50년 뒤인 2072년 대한민국 인구를 3622만 명으로 계산했다. 1977년 인구로 되돌아간다. 더 큰 문제는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 3674만 명에서 2072년 1658만 명으로 반 토막 난다는 데 있다. 이마저도 2050년 합계출산율을 실제보다 훨씬 높은 1.08명으로 잡고 산출한 숫자다.뻔하지만 대안은 하나다. 지금의 경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민을 많이 받는 방법 외엔 없다. 문제는 우리 시스템이 외국인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영어가 잘 안 통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