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현상을 이용한 초정밀 측정기술이 개발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올해부터 10개년 계획으로 이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키로하고 내년말까지 15억원을 투입키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양자현상은 질량 운동량 전기량 자장의 세기등의 모든 물리량이
연속적인 값을 갖고 있지 않고 더 나눌 수 없는 최소단위인 "양자"의
정수배의 값을 갖는다는 양자론으로 설명되는 현상을 말한다.

"측정을 하는데 있어 대상물질이 어느정도 크거나 신호의 세기가
충분히 강할 경우에는 양자현상에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표준연의 양자연구부 이인원부장은 다루는 대상이 원자크기 수준 또는
그 이하거나 신호가 매우 미약할 경우 양자현상이 측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새로운 측정기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미세한 자연현상에 대한
규명연구가 활발해지는것은 물론 신기능 반도체소자, 의료용 생체신호
측정장비, 연소상태 진단기술, 초정밀 원자시계 등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기능 반도체소자는 초박막및 초미세구조를 가져야 하는데 이같은
구조에서의 에너지준위 발광파장 등은 양자화된 양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초정밀 측정기술이 확보돼야한다.

표준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초전도양자소자의 실용화및 이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 신기능 반도체소자의 기반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초전도양자간섭장치(SQUID)를 이용, 뇌와 심장에서 나오는 미세한
자기신호을 측정 진단하는 의료장비의 국산화도 추진된다.

이장비는 간질병 같은 뇌신경관련 질환의 진단등에 활용될수 있다.

지자기는 나침반의 바늘로 하여금 남북을 가르키게 할 수는 있지만
보통사람이 느낄 수 없을만큼 자장이 약하다.

이 지자기의 10만분의 1정도로 미약한 자장신호가 심장이 박동하면서
발생하며 뇌에서는 심장신호의 1천분의 1수준의 자장신호가 나오는데
이를 양자현상을 이용,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것이다.

표준연은 움직이고 있는 세슘원자를 양자현상을 이용, 냉각하는
기술도 개발, 이를 토대로 지금의 세슘원자시계보다 1천배 정확한
원자시계를 개발키로 했다.

세슘원자에 파장이 잘 조정된 레이저를 사방에서 쏘면 레이저의 빛
입자(광자)가 가지고 있는 양자화된 운동량 만큼씩 세슘원자의 운동속도가
감소돼움직임이 거의 없는 온도로까지 냉각된다.

연소기체의 성분및 온도의 공간적인 분포등을 레이저 분광학방법으로
측정, 분석하는 연소진단기술의 개발도 추진된다.

레이저를 시료에 쏘면 분자의 에너지 준위 차이만큼 달라진 파장의
빛이 방출되는 현상을 이용, 자동차 엔진등의 연소상태를 진단할수
있게된다.

이부장은 "이 기술개발사업을 위해 선진국과의 협력연구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로렌스리보머어연구소와는 초고속및 고에너지레이저, 미코넬대의
NNF 및 일본 이화학연구소와는 저차원 양자우물소자에 대한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SQUID장치및 응용기술의 경우 일ETL 및 미오크 리지 내셔널랩 등과
협력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