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유럽연합(EU)이 안고있는 다양한 현안을 풀기위한
정상회담이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16일까지 이틀간 진행될 이번 정상회담은 경쟁력회복 고용증진등 기존의
단골메뉴 외에도 화폐통합 회원확대 그리고 제2의 마스트리조트조약체결을
위한 정부간회의(IGC)개최등 3대과제를 중점 논의한다.

특히 화폐통합건은 EU측이 회담첫날 오전회의의 핵심의제로 올려놓는등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유럽내 정계및 재계대표는 물론 세계각국의 금융관계자들이 이곳에 대거
몰려든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현재 화폐통합 시나리오는 오는 99년 1월1일 출범한다는 대원칙에만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일정을 맞추려면 단일화폐 명칭및 유통시기 가입국 결정시기등
그세부규정을 서둘러 확정지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 EU집행위및 유럽통화기구(EMI)가 화폐통합일정을 제시했고
지난달말에는 15개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브뤼셀에 모여 세부원칙을 정하기
위해 밤샘 논쟁을 벌였으나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이번 정상들간 모임에서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강하게 일면서
정상들이 들고온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때문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단일화폐의 명칭은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강대국인 독일이 단일화폐 이름으로 "유로(EURO)"를 제시한데 이어 최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등 유럽통합의 핵심3국이 지지의 뜻을 공식
표명했다.

지금까지 단일화폐의 임시명칭으로 사용돼온 에쿠(Ecu)를 고집해온 프랑스
등도 이에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있어 유로로 확정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또 "단일화폐 참여국이 재정적자규모등 그 전제조건을 위반했을 경우 벌칙
을 가하자"는 독일측의 주장도 프랑스등이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합의
가능성이 큰 부문이다.

그러나 단일화폐표시 국채의 발생시기등은 독일과 프랑스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프랑스는 화폐통합 출범부터 국채를 단일화폐로 발행, 그 신뢰도를
높이자는데 반해 독일정부는 상당기간 자국화폐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참여대상국의 결정 이후 발생할 비참여국화폐에 대한 환투기를
방지하는 방안등 화폐통합을 위해 해결해야할 복잡한 과제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다.

마스트리히트조약을 대체하기 위해 내년부터 시작되는 정부간회의(IGC)의
진행방안도 정상회담의 주요외제중 하나이다.

정상들은 15일 오후 지난 1년간 IGC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보고서를 중심
으로 제도개혁 공동외교안보정책 치안협력등을 논의, 관련지침을 제시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독.불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가중다수결 적용분야의 확대 EU
집행위원 구성재검토등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밀어부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약소 회원국들은 "IGC에서 입장개진은 자유뤄워야 한다"며 강대국
주도의 지침마련에 반대하고 있 내년 3월말부터 시작한다는 일정제시외에는
별다른 결정을 기대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회원국확대도 여전히 주요의제로 남아있다.

EU정상들은 회담 이틀째인 16일 폴란드 헝가리 체코 불가리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발틱연안국 몰타 그리고 키프로스등 EU가입을 희망하는 국가들의
정상들과 자리를 같이하고 상호입장을 조율한다.

물론 가입대상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회원국간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는
진통이 예상되나 폴란드 체코 헝가리등 EU와 준회원국협정을 맺고 있는
동구국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소한 가입협상 시기확정은 얻어낼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이 경우 오는 2000년께 동구국가들의 EU가입은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노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EU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내년 3월로 예정된
한국등 아시아국가와의 정상회담에 대한 EU측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남미 메르코수로 4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정상들
과도 회담을 갖고 양진영간 통상및 정치협력 강화를 위한 기본협력협정을
맺는다.

이밖에 고용확대 방안 중소기업지원및 직업훈련 확대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책등도 정상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