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증시에게 과연 날개는 없는 것일까.

이번주들어 4일간 종합주가지수가 54.2포인트 떨어졌고 14일에는 20.79
포인트나 급락, 900선마저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시중금리 하락->증시자금 유입->활황장세''라는 경제논리는 온데간데없이
주가와 금리가 동반하락하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주가하락 뿐만 아니라 거래량 역시 격감추세를 지속해 시장분위기를 더욱
스산하게 만들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 심화 <>경기연착륙 위기감 상존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보이는 정국 불안정 등을 최근 폭락장세의 주범
으로 진단하고 있다.

우선 시중여유자금이 채권수익률의 추가하락을 기대한채 채권시장에만
몰리면서 연말활황장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것을 들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13일까지 국내기관투자가의 순매도규모는 1천2백11억원으로
외국인 순매수규모 2백67억원을 압도했다.

고객예탁금은 2조2천억원대에 머물면서 신용융자잔고를 밑도는 수급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함께 지금까지 경기둔화 국면에서 국내 증시가 활황세를 탄 적이
없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투자가들에게 내년에는 "중고경저"의 산업경기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감과 대선자금의 공개여부, 신당 출현 가능성
등 여전히 불안한 정국문제도 상당한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밖에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내년중 순이익증가율이 15%안팎에
그치며 포항제철의 경우 증가율이 감소세로 돌아설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돌면서 경기관련주가 약세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극도록 냉각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지난 13일증시에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940선및 종합주가지수
2백일선(934)이 잇달아 무너진데다 <>주가지수선물시장 연기 <>삼성전자
이동통신 한전 보험주등에 대한 과도한 거래비중(최근 7일간 전체거래대금의
29.4%) <>지속적인 매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증권사의 상품주식과
이에따른 수급불균형 현상의 장기화우려 등도 주가하락을 재촉하는 또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많은 증권전문가들은 지난 9월중 신용만기매물 부담등으로 당분간 900-
920선의 등락하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일시적으로 900선이 붕괴되는 사태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주가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증권전문가
들은 주장하고 있다.

우선 현시중금리 수준이 이론적인 적정치에 달한 만큼 바닥이 확인될 경우
기관자금이 증시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주가하락으로 상당수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연초보다 낮아진
만큼 최근의 금리및 물가안정, 정부의지들을 감안할때 경기연착륙이 성공할
경우 과거와는 달리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한일간 이중과세 방지협약이 체결될 경우 일본계자금의 대거 유입
도 기대된다.

게다가 최근 증시에서 무상증자및 주식배당 기업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것을
볼때 개별재료를 보유한 종목은 약세장속에서도 상승탄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투자가들이 "속락장에는 매도로 맞서지 말라"는 증시격언에 따라
극심해질 차별화장세에 대비, 보유종목의 재무가치및 전망을 냉철하게 분석
하는 지혜를 활용할 것으로 당부하는 증권전문가들도 많다.

한진투자증권 김종인이사는 "시장규모를 감안할때 증시가 비자금파문 충격
에서 완전히 회복하는 기간인 내년 1월까지가 매수타이밍"이라며 "기관
선호주인 정보통신 기업매수 합병관련 낙폭과대 실적호전주에 대한 저점
매수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