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총리가 경질된 것은 이홍구총리가 김영삼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뒤
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형석총리실공보관이 전언.

이총리는 이날 오전 9시30분 열린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주례보고를 통해
"정부가 새출발하기위해 총리를 포함한 개각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김대통령에게 "개념치 말고 폭넓게 구상해주길 바란다"고 주문
했다는 후문.

총리실은 이총리 경질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전격적인 발표에 당황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당초 이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유임이 유력시 됐
던데다 개각이 다음주말이나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

총리실 관계자들은 이총리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경질된데 대해 아
쉽다는 표정이 역력하면서도 "그래도 문민정부들어 최장수 총리가 아니었
느냐"고 자위하는 모습.

이총리는 경질소식이 TV등 언론을 통해 발표되자 즉각 간부회의를 소집,송
태호비서실장및 강봉균행조실장과 행조실 조정관들에게 경질사실을 전하고
그간의 노고를 치하.

이총리는 이자리에서 "1년여 기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신임 이수성
총리를 충심으로 보좌해달라"고 주문했다는 후문.

이총리는 또 "내부적으로는 대과없이 지났지만 국내외적으로는 큰 사건이
터져 국민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하고 "개인적으로 학자로서 정부일을 많이
했으며 지난 8년간의 공직생활은 한마디로 " More than Enough "(아주 만족
스럽다)이었다"고 회고.

강실장은 "점심을 마친후 이총리로부터 경질사실을 전해들었다"며 "총리는
아주 담담한 표정이었다"고 설명.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 이취임식을 18일 오후로 예정해놓고 있다고 발표.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