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에만 의지하는건 한계" .. 폭락증시에 대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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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짙은 침체장을 헤어나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다시 과천을 바라
보기 시작했다.
증시가 자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증권전문가들중에도 정부가
뭔가 대책을 내놓기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이번 하락장세의 원인이 매우 복합적이어서 무조건 증시의 자생력에만
의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마침 15일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900선 밑으로 밀렸다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증권당국이 기관투자가들에게 매수요청을 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특별히 주가가 내릴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다시 오를 이유도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정부의 매수지시설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이와관련 재경원의 원봉희 금융심의관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증시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심의관은 "현재 증시상황이 장기침체로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증시침체의 원인이 경제내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불안등 장외악재로
여기지기 때문에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경원의 이같은 소극적인 자세에는 이번에 선뜻 개입할 경우 증시상황이
어려워질 때마다 투자자들이 과천을 바라보는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하는
측면도 없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상황이 재경원측 입장처럼 단순히 증시
외적인 문제때문이냐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파문에서 5.18수사에 이르는 장외변수들은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현재의 침체증시는 경기의 하강진입과 내년에 증시에 공급될 예정인
한국통신등 거대물량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고 따라서 지극히 증시
내적인 이유를 갖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같은 내년증시에 대한 우려가 주가하락을 부르고 주가
하락이 내년증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는 심각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에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음으로써 투자
심리를 되돌릴 수 있는 곳은 증권당국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증권관계자들은 증권당국이 당장 기관매수 우위같은 "드러나는 증시개입"이
어렵다면 내년 공급물량에 대한 과감한 조절이나 주식시장쪽으로의 자금
유인책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당국이 증시의 자율성만을 내세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지금과 같은
증시상황을 이대로 방치함으로써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을 자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6일자).
보기 시작했다.
증시가 자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증권전문가들중에도 정부가
뭔가 대책을 내놓기를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이번 하락장세의 원인이 매우 복합적이어서 무조건 증시의 자생력에만
의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마침 15일 주식시장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900선 밑으로 밀렸다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증권당국이 기관투자가들에게 매수요청을 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특별히 주가가 내릴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다시 오를 이유도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정부의 매수지시설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이와관련 재경원의 원봉희 금융심의관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증시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심의관은 "현재 증시상황이 장기침체로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증시침체의 원인이 경제내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불안등 장외악재로
여기지기 때문에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경원의 이같은 소극적인 자세에는 이번에 선뜻 개입할 경우 증시상황이
어려워질 때마다 투자자들이 과천을 바라보는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하는
측면도 없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상황이 재경원측 입장처럼 단순히 증시
외적인 문제때문이냐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파문에서 5.18수사에 이르는 장외변수들은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현재의 침체증시는 경기의 하강진입과 내년에 증시에 공급될 예정인
한국통신등 거대물량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고 따라서 지극히 증시
내적인 이유를 갖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같은 내년증시에 대한 우려가 주가하락을 부르고 주가
하락이 내년증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는 심각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에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음으로써 투자
심리를 되돌릴 수 있는 곳은 증권당국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증권관계자들은 증권당국이 당장 기관매수 우위같은 "드러나는 증시개입"이
어렵다면 내년 공급물량에 대한 과감한 조절이나 주식시장쪽으로의 자금
유인책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당국이 증시의 자율성만을 내세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지금과 같은
증시상황을 이대로 방치함으로써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을 자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