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80.84.80"

80대초반을 치는 아마추어의 스코어가 아니다.

불과 5개월전 영국오픈을 석권한 존 데일리가 조니워커 월드챔피언십에서
기록한 스코어이다.

데일리는 4라운드동안 한번도 70대를 치지 못했다.

라운드당 평균스코어는 81타.

그 골프장의 파가 71이므로 평균 10오버파이다.

4라운드동안 버디는 13개 잡은 반면 한홀에서 파보다 5타를 더 친
퀸터플보기는 2개, 4타를 더친 쿼드루플보기는 1개 범했다.

더블보기와 보기는 헤아릴수 없을 정도.

출전19명중 최하위를 기록한 데일리의 스코어는 18위와 23타, 우승자와는
45타의 차이가 있었다.

데일리 스토리는 골프의 불가치성을 보여준다.

싱글핸디캐퍼를 자처하던 골퍼가 어느날 100을 넘기는 모습을 가끔 본다.

특히 겨울에는 튀는 볼만큼이나 스코어의 향방을 가늠하기 힘들다.

평소보다 20~30타를 더 쳤다고 해도 "골프는 그럴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잊을수록 좋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