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보해컵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1패를 안은 한국의 이영신 초단과 2연승으로 여왕자리에 오려르는
펑윈 팔단의 불꽃튀는 승부가 20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렸다.

한국경제신문사.한국방송공사(KBS) 공동 주최, 보해양조가 후원화는
제2기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제2국은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대국이라 초반부터 장고가 계속되는 접전이었다.

막판에 몰린 이영신 초단은 말할 것도 없고 펑윈 팔단도 지난 제1회
대회에서 1국을 이긴뒤 제2국을 역전패하며 결국 루이 나이웨이 구단에게
패권을 넘겨줬던 쓰라린 경험이 있어 흑67에 47분여의 장고를 하는 등
신중한 대국자세를 보였다.

대국초반은 무난한 포석으로 팽팽히 어울리는 바둑. 중반들어 백48로
하변을 민 이초단의 선택이 실리를 너무 밝힌 수여서 하변과 우변일대가
사활이 불투명한 불리한 국면에 빠졌다.

그러나 펑 윈 팔단의 흑53도 느슨한 수로 백54를 허용, 다시 호각지세가
됐다.

53으로 54의 곳에 두었으면 흑이 두기 편한 국면이었다.

기회를 놓친 펑윈팔단은 흑55 강수로 응수했다.

이때 이초단은 56으로 제쳤으나 반대쪽 57로 제쳤으면 절대 유리한
바둑이었다.

집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펑윈팔단은 하변에서 흑93, 95로 패를 쓰면서
강수로 대응했다.

이 싸움에서 펑윈팔단은 좌하귀 백5점을 잡는 실리를 취하고 이초단은
패를 해소하면서 하변과 우변을 연결한 뒤 좌변에 백100으로 달려 바둑은
호흡이 긴 승부가 되었다.

펑윈 팔단은 제1국에 이어 공격을 하다가도 결정타를 감행하지 않고
차근차근 실리를 챙기는 흔들리지 않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이영신 초단은 신예다운 과감한 승부수로 시종 반상을 백병전으로
유도하며 패기로 맞서 한치앞의 예상을 불허하는 난전으로 이끌었다.

< 경주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