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일 경제장관들을 중심으로 개각을 단행함에 따라 주식투자자들은
이번 개각이 그동안 폭락했던 증시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내각이 취약해진 증권시장을 방치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
에 부풀어 있는것이다.

그러나 개각이후 정부의 뚜렷한 시장안정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증시는
또다른 위기상황까지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않게 제기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개각이 최근 잇따라 주가가 폭락한 증시에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동서증권 송태승 투자분석부장은 "이번 개각이 시장의 기조를 바꾼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의 투자심리가 조금이나마 안정된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11시께 나웅배 통일부총리가 신임 재정경제원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는등 개각내용이 발표되자 전장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8포인트 상승하는등 장중한때 주가상승폭이 커지기도 했다.

이는 신임나장관이 성장론자인 데다 실물경제에 대한 지식과 경륜을 고루
갖춰 내년의 경기연착륙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구본영 신임청와대경제수석도 합리적이고 원만하다는 평을 듣는 만큼
청와대측과 재경원이 증시안정대첵을 조만간 세울 것이라는 기대도 팽배해
있다.

개각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것은 과거경험에서도 나타난다.

이와관련 대우증권은 지난 90년이후 9차례 주요개각에 따른 증시반응을
분석한 결과, 6차례는 보합 또는 강세였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90년3월(이승윤부총리입각) 92년10월(현승종총리입각) 94년10월
(홍재형부총리입각)에는 개각전후 4일간 큰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다시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대우증권 류근성 투자정보부장은 "개각이후에도 정부가 증시안정조치를
차일피일 미룬다면 증시최악의 사태까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쌍용투자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장은 "이번 개각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 거래량증가를 수반하지 못했다"며 "정부의
수급 개선조치와 투자주체들의 투자의욕이 상승효과를 나타내야 주가의
상승세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