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가를 보러 왔어요.

공연때까지 시간이 남아 우선 표를 사고 다른곳에서 식사를 하려
했는데 식당과 커피숍이 있더군요.

차를 마시면서 미리 프로그램과 공연장을 살펴보는 중이에요.

다음엔 온가족이 함께 올 생각입니다" (김소연, 35.주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혜화로터리쪽으로 3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문화예술관 서울두레" (대표 김운태).

지난 8일 500석규모의 소극장 "서울두레"가 개관한데 이어 16일 커피숍
간이식당 레스토랑 스포츠바 등 부대시설로 이뤄진 "스페이스 두레"가
문을 열었다.

총 340평 규모.

"문화예술관 서울두레"는 현대적인 내부시설과 전통예술의 향기가
조화를 이룬 복합문화예술공간.

비좁고 어두운 여느 소극장과 달리 밝고 넓은 실내에는 커피숍 전통식당
레스토랑 스포츠바 놀이방 등이 개방적인 독립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실평수 500평의 극장은 원형 돌출 프로시니엄 등 다목적 가변무대로
변형된다.

객석은 항공기용 첨단 소재인 드랄미늄을 이용, 이동이 쉽고 최첨단
기기로 만들어진 32채널 음향과 컴퓨터로 조정되는 96회로 조명시스템은
다양한 무대연출을 가능케 한다.

극장로비에 있는 널찍한 커피숍은 간단한 음료와 차를 즐길 수 있는
휴식장소.

하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즉석무대나 간이행사장으로 활용
된다.

이를 위해 움직이기 쉬운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했고 천장에는 특수
조명시설을 갖췄다.

"이곳은 각종 행사를 위해 마련했습니다.

전시회 패션쇼 즉석 공연을 열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었어요.

또 중앙벽면에는 90인치 크기의 액정 프로젝터를 설치해 공연물과
관련자료를 소개하고 예술영화도 상영할 예정입니다" (김운태 대표)

젊은층에게 인기있는 하와이풍 스포츠바에서는 80여종의 칵테일과
소프트드링크를 마시며 다트게임을 즐길수 있다.

이밖에 가족단위 외식장소로 적합한 레스토랑과 관객의 저녁식사를
위한 전통식당도 있다.

또 6평규모의 놀이방에는 게임과 오락을 즐길수 있는 4대의 컴퓨터
단말기와 미끄럼틀 전통악기 등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다.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문화예술인들의 사교장이자 일반인의
휴식장소를 겸한, 살아있는 생활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는 각종 문화예술정보도 제공하는 종합문화예술센터로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김대표는 내년 1월중순께 로비중앙에 백남준씨가 디자인한 컴퓨터
시스템이 설치되면 이용자들은 중앙컴퓨터에 연결된 8대의 단말기를 통해
문화예술정보를 얻고 컴퓨터통신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야흐로 문화예술을 상품화해 수출하는 문화산업시대가 시작됐어요.

공연장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날수 없지요.

복합기능을 갖춘 자생력있는 공연장만이 시장개방에 대응할 수 있을
겁니다"

김대표는 복합문화공간 서울두레를 통해 우리 전통예술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