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햇동안 주식시장의 테마(재료)를 주가측면에서 봤을 때 가장 위력을
발휘했던 재료는 역시 M&A였다.

올 주식시장 전반은 줄곧 연초지수 수준을 밑도는 침체장이었던 반면 M&A
관련주들은 힘찬 상승세를 보였다.

한솔그룹에 인수된 광림전자의 경우 인수전 2개월동안 52.6%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인수뒤 2개월동안에도 10.3%나 올랐다.

또 한국마벨도 한솔에 인수되기전 39%오른데 이어 인수뒤 2개월동안 28.6%
가 상승했다.

쌍용그룹에 인수된 인천투금은 인수 2개월전 31%가 올랐다.

보험주와 삼성전자 이동통신 한전등 일부 우량주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종목
이 연초에 비해 대폭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M&A관련주들은 초강세를 보인
셈이다.

M&A가 주식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역시 오는
97년부터 증권거래법 200조(주식대량소유제한)가 폐지된다는 것이다.

동부그룹의 한농 인수같은 적대적 M&A의 출현은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M&A는 "시간을 사는 경영"이기도 하다.

우리경제가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사양산업이 속출하자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부문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도 M&A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M&A설은 무성하게 나돌았지만 올해 국내주식시장에서 실제로 M&A가 성사된
기업은 약 20여개 기업이다.

인수된 기업들은 대부분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자본금이 적은 기업들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8개사, 금융 6개사등으로 전기전자와 금융업종이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자업체의 M&A가 활발했던 것은 앞으로 성장성이 유망한 전자 정보통신
분야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금융산업개편과 관련, 제조업체중에 자금조달등을 쉽게 하기 위해 투자
금융회사등 금융기업을 탐내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M&A관련주에 대한 투자가 쉬운 것은 아니다.

올해 실제로 M&A가 이뤄진 기업들은 M&A성사이후에는 주가가 평균 20%가량
떨어졌다.

주가상승이 기업의 내재가치가 아닌 인수에 따른 지분경쟁이나 지분매집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M&A설이 나왔다더라도 설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성사되더라도 1년이상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19일 LG그룹에 인수된 데이콤의 경우 거의 2년동안 M&A관련주로
거론된 바 있다.

M&A관련주의 부상은 투자패턴의 변화도 가져왔다.

실제로 M&A가 되지 않더라도 기업의 내재가치(청산가치)보다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할 경우 재료소멸에 따른 투자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주의 강세와 M&A관련주의 부상이 동조화되는 양상도 보였다.

M&A의 부각은 주식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도 낮고 있다.

M&A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자사주펀드에 가입하는 기업, 대량
주식취득을 신청하는 대주주가 늘고 있다.

올해 자사주 취득은 1조원을 넘어섰다.

오는 97년의 증권거래법 200조 폐지가 1년앞으로 닥쳤고 내년에는 자사주
취득한도가 현행 5%에서 10%로 늘어나는 등 M&A는 96년 주식시장을 위로
밀어 올리는 가장 강력한 추동력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