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공단에 자리잡은 코닉스는 자수성가형 기업으로 통한다.

코닉슨는 81년 수입품이 판을 치고 있던 국내계측기 업계에 4명의
엔지니어들이 "국산화"의지 하나만으로 창업했다.

현재는 직원 1백20명 매출1백30억원 규모의 외형과 함께 기록계
( Recoder ) 국내 유일의 업체로 성장했다.

당시 한국생사주식회사 계기사업부에서 6년간 계측기 수입판매업무를
했던 우부형코닉스사장은 동료 3명과 국산화라는 대명제에 뜻을 모았다.

기술집약적이며 다품종 소량생산의 전형인 계측기산업이 유망하다고
판단한 우사장은 주저없이 창업했다.

창업후 국산화과정은 눈물겨운 작업이었다.

계측기업체에서 흔히 볼수있는 선진국과의 합작이나 기술제휴 한번
하지않았으며 회사의 외형을 부풀리기 위한 OEM생산도 거절했다.

자존심 싸움이었다.

어렵게 국산화를 해놓아도 국내기업에서 외면하기 일쑤였다.

우사장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국산품을 써달라고 구걸할 것이 아니라 기술력으로 당당히 인정받겠다는
것이었다.

"창업멤버들은 기술개발을 지상과제로 삼아 지금까지 국산화의 집념으로
똘똘뭉쳐 왔습니다"

회사설립시 나이가 조금 많아 대표이사를 맡게 됐을 뿐이라는 우사장은
창업멤버들의 "두터운 신뢰"가 없었다면 지금의 코닉스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계측기중에서도 하이테크로분야로 그동안
전량 외국산에 의존해온 기록계( Recoder )를 잇따라 국산화했기때문이다.

85년 국내 최초로 아날로그기록계를 개발한데 이어 4년뒤 그래프와
수치를 모두 표현할수 있는 첨단기능의 하이브리드기록계를 국산화하면서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기록계는 생산공장자동화및 자동제어에 필수적인 장비이다.

즉 온도 압력 유량 레벨등 각종 프로세스의 내용을 연속적으로 기록
감시하는 최첨단 계측기로 이제품을 만들수 있는 회사는 요코하마 후지
신코등 전세계적으로도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코닉스는 기록계이외도 지시계( Indicator ) 조절계( Controller )등
공장자동화 및 자동제어시스템에 필수적인 계측기를 생산한다.

또 공장자동화시스템의 설계 제작 시공업무도 한다.

94년에는 디지털지시계에 대해 미국의 UL마크를 획득, 지시계분야에서도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증받았으며 미국 수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에는 개별신호로 직접입력이 가능한 인텔리전트기록계를 개발해
명실공히 세계적인 기록계개발업체로 떠올랐다.

우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현재 1백%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압력감지기등 고정밀도센서를 개발해
종합계측기 메어커로서의 위상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하는 우사장은
내년에 자본금을 현재의 두배인 12억원으로 늘릴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운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로 연구개발에 누구보다도
열성이었던 우사장은 요즈음 외국 바이어를 상대하느라 눈코뜰새 없다.

올해초부터 시작한 수출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서다.

우사장은 "현재 수출비중은 전체매출의 10%정도이지만 내년에는
30%까지 늘려 기술한국의 이미지를 세계 곳곳에 심겠다"고 말했다.

< 장진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