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은 복수민항체제가 출범한 지 7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88년 12월23일 아시아나항공이 B737-400항공기 1대로 서울-부산,
서울-광주 두 노선에 취항함으로써 우리나라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이라는 "양날개"시대에 든 것이다.

돌이켜보면 7년전엔 우리나라에 대한항공(KAL)뿐이었다.

항공사하면 대한항공이었다.

심지어 대한항공이라는 한글상호보다 KAL이라는 명문상호가 더 멋지게
불려지기도 했다.

또 대한항공 스튜어디스가 여성들에게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전설의 시대를 지나 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항공수요는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대로 항공표가 많이 팔렸다.

정부관리와 경제인들의 빈번한 출입국과 상류층의 해외나들이가 항공
수요를 주도했다.

지난 69년 프로펠러기등 항공기 8대로 시작했던 대한항공은 고속성장을
지속했다.

큰폭의 수요증가와 함께 제2민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이 탄생했다.

아시아나는 지난 11월 유럽의 빈과브뤼셀에 이어 12월 호주의 시드니와
케언스에 취항함으로써 일본, 동남아, 미주,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
국제선만 해외 12개국 30개도시, 38개 노선을 갖췄으며 국내선도 전국
12개 도시를 19개 노선으로 연결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7천9백48억원의 매출을 기록, 창사후 처음으로
3백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 매출실적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 1월 전노선 금연운동을 비롯한 "클린 아시아나"실천,
국내선 무항공권 탑승제, 휠체어.점자책 등 장애자인을 위한 특별서비스,
기내 경축전보시스템, 어린이 보너스클럽인 "매직 마일스"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마일리지 서비스영역을 대폭 확대하는등 항공사의 서비스
경쟁을 주도해 왔다.

아시아나는 원가경쟁력강화를 내년도 경영목표로 설정, 2000년에 초일류
항공사로 도약하기위한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아시아나의 취항으로 민간항공 운송분야의 경쟁체제가 도입됨으로써
국적항공사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올라가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복수민항체제가 국민들에게 선택의 기회제공, 서비스향상, 국익확보 등
여러 면에서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복수민항체제로 소비자들이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 고기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