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증시는 일부 매매제도의 변화로 한층 선진화된 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가격제한폭 확대와 당일반대 매매제도는 올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친 제도
변화였다.

이들 제도가 도입된이후 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의 투자양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가격제한폭이 넓어지다 보니 주문을 내는데 보다 신중해졌고 당일 매도한
자금으로 다른 주식을 바로 살 수 있어 예탁금이 보다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사상최대의 단기급락폭 기록이 나온 것이라던지
지난 7월 14일 사상최고의 거래량 기록이 나온 배경에는 이러한 제도변경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가격제한폭확대와 당일반대 매매제도가 증시를 투기장화시키는
게 아니냐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가격제한폭 확대와 당일반대 매매제도는 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우리증시를 한단계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제도 도입으로 우리 증시가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받아들여 효율적인
시장으로 성숙해 나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소위 정보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제한폭의 확대는 지난 4월 1일 도입당시만 하더라도 기대반 우려반
이었다.

평균적으로는 4.6%에서 6%로 1.2%포인트 확대되지만 고가주의 경우 확대폭
이 4%포인트로 거의 두배나 벌어져 일반 일반투자자들이 적응하기에는 너무
충격적이지 않느냐는 시각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운영한 결과 시장은 큰 혼란을 받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하게 주문을 내고 있으며 정보는 보다 신속하게 반영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대기업경영연구소가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지난 4월1일을 기준으로 전후
3개월간의 주가변화를 조사한 결과 우려했던 주가의 급격한 변동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백개의 종목을 대상으로 하루중의 주가변동성을 조사한 결과 70%는 큰
변동이 없으며 만호제강 한국화장품등 30%(90개종목)만이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은채 뉴스가 많이 나온 일부 종목들만
장중에 주가 변동폭이 커져 정보가 그만큼 신속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
이었다.

지난 7월1일 도입된 당일반대 매매제도 역시 증시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와 맞물려 시행된 이 제도는 7월중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일조했다.

지난 7월 14일에는 8천6백17만주가 거래되며 거래량 사상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일반대 매매제도가 거래량을 얼마나 증가시키는 가는 증시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최근 5개월간 평균으로는 약 8%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상장주식의 거래유형을 분석한 결과
총거래량의 8.28%가 당일반대 매매제도의 도입으로 가능해진 전일과 당일의
반대매매로 나타났다.

7월이전 같으면 주식을 팔고 이틀을 기다려야 다른 주식을 살 수 있었으나
7월이후부터는 주식을 팔고 즉시 다른 주식을 살 수 있어 투자자들이 그만큼
정보를 신속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일반대 매매는 유동성이 풍부해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지난 7, 8월중
장기간 소외됐던 은행 건설등 저가대중주들이 대량거래를 수반하며 크게
오른 데도 일조했다.

최근 만기가 돌아오고 있는 신용매물이 많아 건설 금융주들이 오르지
못했던 데는 7월당시 신용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요컨데 가격제한폭 확대와 당일반대 매매제도는 단기매매를 조장하는등
일부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으나 대체적으로 증시가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거래소는 이에 따라 가격제한폭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97년에는 시장가
주문제도와 시간외 주문제도등도 도입한다는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