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반적인 약세장속에서도 일반투자자들이 선호하고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중주는 한층 더 소외감을 맛보아야 했다.

지난 92년 주식시장이 외국인들에게 개방되면서 이른바 저PER(주가수익
비율)혁명이 일면서 대중주는 상승대열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기관화장세까지 가세해 실적과 내재가치 중심의 투자패턴이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대중주는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들어서는 경기양극화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대중주는 철저하게 따돌림
을 당했던 것이다.

대중주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은행 증권 건설의 경우 연초에 비해 12월
20일 현재 은행의 업종지수가 14.37% 하락했고 증권은 24.54%, 건설도
25.67%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가 13.17% 하락한 것과 비교해 보면 대중주가
얼마나 부진했는지 알 수 있다.

실적이 뒷바침되지 않은 탓이었다.

은행은 부도여파로 부실채권이 증가, 경영여건이 갈수록 나빠졌고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손도 막대했다.

증권사들도 주식시장의 침체로 지난 4월부터 11월월까지만 32개 증권사의
누적적자가 약5천억원을 웃돌았다.

건설의 경우도 덕산등 중견건설업체의 부도가 상징하듯이 SOC(사회간접
자본)투자부진에다 미분양아파트확대등으로 경영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자연히 고가우량주와 중.저가대중주간의 차별화가 진행됐고
주가의 "빈익빈부익부"현상이 두드러졌다.

여기에다 대중주가 올해 맥을 못춘데는 증시내의 수급불균형도 일조했다.

본래 대중주란 풍부한 시중유동성의 유입에 의한 금융장세속에서 상승하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은 금융소득종합과세시행을 앞두고 기대했던 자금
유입이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약세장의 지속에 따라 투자자들의 이탈만
가속화됨으로써 대중주가 관심을 끌 수 있는 기반이 사라졌다.

특히 증시의 대기매수세인 고객예탁금은 하반기로 들어서며 감소세를
뚜렷이 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달동안 평균고객예탁금이 2조7천억원이었으나 지속적으로
줄어 들어 12월초부터 20일 현재까지 평균 2조2천억원에 머물렀다 뿐만
아니라 기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반투자자들의 주식소유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도 대중주소외의 한 원인으로 파악된다.

싯가총액기준으로 지난 91년말 50.2%였던 일반인들의 비중이 92년엔 44.5%
93년말 41.2% 지난해말 40.8%였으나 올해 10월말엔 39.2%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증권분석가들은 대중주의 장래가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우선 금리가 하향안정추세를 보이고 있고 내년에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융장세의 여건이 갖춰질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또 금융산업개편에 따라 은행 증권업계가 합병등으로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수익이 호전되고 건설의 경우도 본격적인 SOC투자확대로 실적호전이 기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위주의 투자패턴은 지속돼 대중주간에도 주가차별화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열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