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30일 북한측에 의해 나포된 86우성호 선원이 납북 7개월만에
남녘땅을 밟았다.

김부곤 선장(34) 등 생존자 5명과 이일용씨 (59) 등 사망자유해 3구는
26일 오후4시 정각 판문점을 통해 우리측에 인계됐다.

지난 75년 북한에 의한 남한선박 납치이래 납북선원이 판문점을 통해
송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송환은 남북연락관 접촉을 통하지 않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상에서
북한군과 유엔군사령부간에 이뤄졌다.

군사정전위소속 북한인민군장교의 인솔로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을
나선 생존선원들은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 북측지역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안녕히 계십시요""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생존선원중 하나인 박재열씨는 북한억류기간중 고생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고생 안하고 왔다"고 대답했다.

선원들은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우리측 인수단 (단장 이준구 남북회담
사무국 연락부장)에 인계됐으며 4시20분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밖의
남북회담사무국 전방사무소로 이동, 이곳에서 가족들과 상봉했다.

상봉후 김선장은 잠시 기자회견을 갖고 "나포된 것은 항해미숙때문이며
조사받는 과정에서 가혹행위는 일절 없었다"면서 "지난 9월의 북한방송
출연은 북한당국이 시킨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면회를 마친 선원들은 저녁6시 서울 적십자병원에 도착, 정밀건강
진단을 받았다.

사망자 유골은 적십자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선원들은 건강진단이 끝나는 대로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게될 예정이다.

이날 돌아온 선원및 사망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 생존자 >

<>김부곤 (선장.34.인천 만수동 1048)
<>이병소 (38.인천구 월동 1279의18)
<>박재열 (44.인천 중앙동 2가 17)
<>윤경순 (31.인천 학익1동 91의1)
<>김우석 (36.경남 하동군 하동읍 비파리 611)

< 사망자 >

<>심재경 (35.전남 여수시 남산동 350)
<>신흥광 (37.인천 중앙동 2가 17)
<>이일용 (59.경남 마산시 산호2동 334)

< 김정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