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이 윤리강령에서 환경경영을 천명했음에도 구태여 별도의
"환경방침"을 제정한 것은 그만큼 환경경영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포철 스스로 "범지구적 환경보전 노력에 동참키위해 환경방침을
제정했다"고 밝혔듯이 이제는 환경문제에 신경쓰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주지않고는 존립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등 환경유해요소를 많이 안고있는 제철소의 특성상
환경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그보다는 환경경영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환경방침"을 제정했다는 설명이다.

포철은 당장 내년 7월이면 국제환경인증제도인 ISO 14000이 시행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제품은 물론 제조과정에서
오염을 유발해도 수입금지등과 같은 제재를 받게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역내 반입제품에 대해선 환경인증을 획득토록
이미 의무화했다.

이같은 제재가 미국 일본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은 불문가지.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 뿐만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도 환경경영을 강조하지
않을 수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물론 환경경영은 비단 포철뿐만이 아니다.

포철에 앞서 대우 두산그룹등이 환경개선을 경영의 최우선 고려요소로
삼는다는 "환경경영"을 선언했으며 현대는 지난 11일 선포한 신경영이념
및 윤리강령에서 "환경친화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도 내년 2월 제정 예정인 윤리강령에 환경경영을 삽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개별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다.

대부분의 기업이 환경문제 전담부서를 설치해 운영하고있으며 현대자동차
삼성건설 등은 ISO 14001이 시행되면 곧바로 인증을 받을 수있는
예비인증을 이미 받아놓고있다.

기업들은 그만큼 환경문제를 기업의 장래를 흔들 수있는 "생존조건"으로
인식하고있다.

어쨋튼 "환경오염을 유발하지않는 것은 물론 환경개선을 위해 애쓰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국제환경규제의 강화와
함께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이희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