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광주비엔날레로 인해 설치미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프랑스 설치작가 8인전"이 13일~96년 1월21일 서울 호암갤러리에서
마련돼 주목을 끌고 있다.

설치미술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끔 하는 것이다.

관객에게 충격을 가해 미의식은 물론 기존에 갖고 있던 일체의 지식에
회의를 갖도록 하는데 설치미술의 매력이 있다.

이번 전시회는 프랑스의 대표적 작가 8명의 설치작품을 한곳에
모음으로써 급변하는 시대상황 속에서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다양하고
획기적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출품작가는 다니엘 뷔랭, 베르트랑 라비에, 장 피에르 레이노, 사르키스
등 중견과 나탈리 엘레망토, 안느 페레, 카를로스 퀴스니, 클로드 레베크
등 8명.

국내에도 잘알려진 다니엘 뷔랭은 흰색과 빨강 검정등 갖가지 색띠를
사용해 환상적이면서도 과학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누보리얼리즘작가의 후계자로 불리는 베르트랑 라비에는 받침대 위에
심하게 사고로 심하게 찌그러진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다.

장 피에르 레이노는 뚜껑이 열린 금속상자를 출품했다.

상자속에 들어있는 것은 핵과 방사능의 위험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오브제들.

"이번 전시회는 연극과 다름없다.

작가들은 배우고 나는 연출자다"라는 기획자 미셀 누리자니(미술평론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전시장은 한편의 서사극공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