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과 거래하던 회사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으려고 하자 "배서금지"라는
문언이 기재된 약속어음으로 주겠다고 한다.

배서금지 어음과 일반어음과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어음이나 수표의 경우에 타인에게 절대로 양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직접
어음이나 수표를 주고받은 당사자간엔 계약으로서 효력이 있다.

그러나 일단 제3자에게 넘어가면 제3자가 이 약속 관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대항하여 지급을 거절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즉 이러한 어음.수표의 직접 당사자간의 관계를 "인적항변"이라고 하여
그 상대방만이 지급을 거절할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른바 "물적항변"으로 인정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급을 거절할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것을 피하기 위해 제3자가 쉽게 알아볼수 있게 어음상에 당사자간의
계약 내용을 기재하여 특약으로 제3자에게 대항할수 있도록 하는 방법중에
위 경우와 같은 배서금지어음이 있다.

배서금지어음이란 보통의 어음과 같이 배서에 의한 권리 이전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미로 "배서금지"라는 문언을 발행시에 기재한 어음이다.

이 어음은 어음을 받은 직접 상대방에게는 채무의 변제로서 어음금을 지급
한다.

그렇지만 다른사람의 청구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 배서금지 어음은 지급거절이후 어음의 본질적인 것이 상실된다.

즉 어음이 아닌 보통의 차용증서와 같은 성질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배서금지 어음은 배서의 방법으로 다시 양도할수는 없다.

민법상 지명채권의 양도방법에 따라 양도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위의 경우 제3자에게 양도할수 없으므로 어음을 활용할수 없는
불리한 점이 있는 반면 당사자간에는 약속어음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있어
외상채권보다는 채권확보에 유리하다.

김현 < 변호사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