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변신 노력은 속속 제.개정되고 있는 경영이념에서 잘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LG그룹이 단행한 "43년만의 경영이념 변경".

LG는 지난 90년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을 새
경영이념으로 정했다.

47년이후 일관되게 기업이념으로 지켜져온 "개척정신" "연구개발"
"인화단결"을 거의 반세기만에 뜯어고친 것.

달라진 기업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키 위해 손때묻고 정들었던
경영이념에 손을 댄 것이다.

LG는 이어 94년 그룹 윤리규범을 제정했다.

<>고객에 대한 책임과 의무 <>공정한 경쟁 <>공정한 거래 <>임직원의
기본윤리 <>임직원에 대한 책임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윤리규범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지향하는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존중하고, 상호 신뢰와 협력을 토대로 모든 이해관계자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세계적인 초우량기업으로 영속 발전한다"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앞서 공기업인 포항제철은 지난 93년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고객.지역사회.주주와 함께 성장 발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전임직원의 총의로 기업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이를 기업활동의
모든 부문에서 지키고 따라야 할 규범으로 삼는다"는 전제아래 <>경영의
기본정신 <>법과 윤리의 준수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 <>임직원의 사고와
행동기준 등을 담고 있다.

이어 현대그룹이 구랍 11일 기업윤리강령을 제정함으로써 앞으로 기업들이
윤리규범을 만드는 작업은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들의 모임인 전경련은 "경영풍토 쇄신추진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켜 범재계 차원의 기업윤리헌장을 제정키로 했다.

전경련은 올 2월 중순에 채택할 이 헌장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정한 경쟁과 거래 <>올바른 정경관계의 확립 <>건전한 노사관계의 확립
<>소비자및 고객의 보호 <>환경보호등 지역사회와의 협력 <>최고경영자의
자세와 역할 등에 대한 실천 준칙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보다 개방과 거센 경쟁의 파고를 한발 앞서 경험한 선진 외국의
기업들은 이미 경영이념과 윤리헌장을 바뀐 환경에 맞춰 제.개정했다.

일본 대기업들의 모임인 경단련은 지난 91년에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한 7원칙"등을 담은 기업행동헌장을 제정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연방상무부가 "기업활동강령 표준"이란 것을 제정했으며
IBM 모토로라 애플컴퓨터 펩시콜라 등 주요 대기업들도 영업행동준칙 행동
강령 윤리강령 등을 제정해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IBM의 경우 기업의 경쟁력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서
비롯된다는 판단아래 <>뇌물 <>선물 <>향응 등의 수수를 엄격히 규제하는
내용을 담는데 주력했다.

< 이학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