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출발 경영 새바람] 능력따라 초특급 발탁..인사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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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인사혁명"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불과 2,3년전만해도 일부 기업에서 실험적으로 시작된 발탁인사나 연봉제
같은 신인사제도가 거의 전직장으로 확산됐다.
특히 신인사제도는 연공서열에 익숙한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혁명"이라는
충격을 줄만큼 그 확산속도가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지난12월에 잇따라 단행한 임원인사는 인사혁명의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초특급 발탁인사인 2단계 승진이 심심찮게 나왔다.
연공서열 양식은 여지없이 파괴되고 지난70년대 경제개발기에나 볼 수
있었던 "30대임원 40대사장"의 시대가 되돌아왔다.
LG그룹에서 경영혁신업무를 맡아온 조준호 경영혁신추진본부 전문위원은
36세의 나이에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또 진로그룹 계열사인 진로저팬의 김태훈대표는 지난번 인사에서 이사에서
일약 전무로 두 칸을 뛰었다.
조이사대우는 그룹경영혁신을 주도한 공로를, 김전무는 일본내에서 소주
매출을 크게 올린 영업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 두임원의 승진은 한국 기업에서 임원의 조건은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실적임을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많은 실례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이같은 인사혁명의 사례는 다른 그룹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백56메가D램 개발의 주역인 진대제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87년 이사보로
선임된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이번 정기인사에선 43세의 나이에 부사장이
됐다.
삼성그룹에서는 또 반도체의 메모리 설계 담당인 임형규상무와 컴퓨터
부문의 박노병상무가 1년만에 전무가 되는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의 경우 이번 정기인사에서 30대 이사보가 11명이나 탄생했다.
LG그룹은 전무1명과 상무4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을 2단계 특진시키는
발령을 냈다.
이번 인사에서 남영우 LG정보통신 전무는 베트남 전전자교환기시장에서
발휘한 해외영업력을 인정받아 이사에서 상무를 생략한채 바로 전무가
됐다.
40대사장도 무더기로 탄생했다.
삼성전자의 이윤우사장, 대우중공업의 추호석사장, 진로종합식품의
홍훈기사장, 연합전선의 김병수사장 등이 개발경제기때의 최고경영자
나이를 되새겨보게끔 한다.
이같은 발탁인사의 바탕은 능력주의.
실적을 올린 사람만이 올라간다는 경쟁의 법칙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세월만 가면 자동적으로 승진되고 정년도 보장되는 시절은 이제 과거의
향수밖에 안된다.
연공서열 온정주의가 사라지고 차가운 경쟁의 룰이 기업의 인사 기조로
대체된 셈이다.
기업들이 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연봉제가 경쟁을 바탕으로하는
신인사제도를 다져주고있다.
사실 인사혁명의 바람은 발탁인사로 요란하게 다가왔지만 연봉제는 2~3년
사이에 서서히 기업들사이에 번져나가면서 "인사혁명"의 징후를 예고했다고
볼 수도 있다.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은 두산그룹 미원그룹 한화그룹 럭키화재
삼성물산 세풍전자 일진 한보철강 오리온전기 제일기획등 많다.
물론 기업별로 연봉제의 범위를 임원들로 한정하느냐, 아니면 일반직원들
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그 강도가 차이가 나지만 대기업 그룹이라면 거의
예외없이 연봉제 또는 전단계인 능력급제를 표방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계열사를 대상으로한 연봉제를 최초로 도입한 두산그룹의 김용섭
인사담당이사는 "연봉제실시이후 어학공부등 자기개발을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했다.
실제로 연봉제는 연공서열에 젖어있던 한국의 기업풍토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겠느냐는 당초의 의구심을 타파하고 확산일로에 있다.
연구기관들의 조사분석 결과는 연봉제가 국내 기업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1백명이상인 2백40개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결과 응답기업의 6.6%가 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5년안에 연봉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기업도 전체의 70.3%를 차지
했다.
결과적으로 전체기업의 77%정도가 이미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거나 5년안에
도입할 예정으로 있는등 국내기업의 연봉제 확산은 초특급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설문조사도 연봉제가 급속하게 확산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직장인 8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연봉제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인사혁명의 바람이 거센데 충격을 받아 최근들어 한국의
기업조직이 술렁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갑작스런 기업문화의 변질로 인한 쇼크가 연공서열 문화에서는 찾아볼수
없던 부작용을 노출하고 있다.
발탁승진인사에 밀려 임원이나 고참부장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는 것을
보면 "손에 일이 잘 안잡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사내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일시적인 충격의 후유증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들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기업을 떠나는 임원이나 고참들이 아주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최근 4백여명의 대규모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한 삼성그룹에서는 65명이상의
임원이 퇴직했고 LG그룹에서도 30명이상의 임원이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제의 단점도 노출되고 있다.
두산의 김용섭이사는 "연봉제가 개인의 능력과 실적에만 중점을 두다보니
자기의 잘난점만 내세우고 잘못을 옆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책임회피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회사를 떠난 퇴직자들의 사후관리에 기업들이 최근들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퇴직임원들의 모임을 적극 지원하거나 일정한 급여를 약속하는
등 퇴직임원을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들은 앞으로 퇴직자들이 더 많아 질 것을 감안해 체계적인 퇴직자
관리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30대그룹가운데 삼성 LG 대우를 비롯한 12개 그룹은 그룹차원의
퇴직자 모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퇴직자 모임과 기업의 지원이 활성화되면 기업은 퇴직임원의 경험을
얻을 수 있고 동시에 후배 현직들의 근무분위기를 안정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같다.
어쨌든 기업의 인사혁명 바람은 적지 않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등으로 그 범위를 넓혀갈 것이 분명하다.
< 양홍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
불과 2,3년전만해도 일부 기업에서 실험적으로 시작된 발탁인사나 연봉제
같은 신인사제도가 거의 전직장으로 확산됐다.
특히 신인사제도는 연공서열에 익숙한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혁명"이라는
충격을 줄만큼 그 확산속도가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지난12월에 잇따라 단행한 임원인사는 인사혁명의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초특급 발탁인사인 2단계 승진이 심심찮게 나왔다.
연공서열 양식은 여지없이 파괴되고 지난70년대 경제개발기에나 볼 수
있었던 "30대임원 40대사장"의 시대가 되돌아왔다.
LG그룹에서 경영혁신업무를 맡아온 조준호 경영혁신추진본부 전문위원은
36세의 나이에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또 진로그룹 계열사인 진로저팬의 김태훈대표는 지난번 인사에서 이사에서
일약 전무로 두 칸을 뛰었다.
조이사대우는 그룹경영혁신을 주도한 공로를, 김전무는 일본내에서 소주
매출을 크게 올린 영업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 두임원의 승진은 한국 기업에서 임원의 조건은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실적임을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많은 실례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이같은 인사혁명의 사례는 다른 그룹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백56메가D램 개발의 주역인 진대제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87년 이사보로
선임된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이번 정기인사에선 43세의 나이에 부사장이
됐다.
삼성그룹에서는 또 반도체의 메모리 설계 담당인 임형규상무와 컴퓨터
부문의 박노병상무가 1년만에 전무가 되는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의 경우 이번 정기인사에서 30대 이사보가 11명이나 탄생했다.
LG그룹은 전무1명과 상무4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을 2단계 특진시키는
발령을 냈다.
이번 인사에서 남영우 LG정보통신 전무는 베트남 전전자교환기시장에서
발휘한 해외영업력을 인정받아 이사에서 상무를 생략한채 바로 전무가
됐다.
40대사장도 무더기로 탄생했다.
삼성전자의 이윤우사장, 대우중공업의 추호석사장, 진로종합식품의
홍훈기사장, 연합전선의 김병수사장 등이 개발경제기때의 최고경영자
나이를 되새겨보게끔 한다.
이같은 발탁인사의 바탕은 능력주의.
실적을 올린 사람만이 올라간다는 경쟁의 법칙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세월만 가면 자동적으로 승진되고 정년도 보장되는 시절은 이제 과거의
향수밖에 안된다.
연공서열 온정주의가 사라지고 차가운 경쟁의 룰이 기업의 인사 기조로
대체된 셈이다.
기업들이 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연봉제가 경쟁을 바탕으로하는
신인사제도를 다져주고있다.
사실 인사혁명의 바람은 발탁인사로 요란하게 다가왔지만 연봉제는 2~3년
사이에 서서히 기업들사이에 번져나가면서 "인사혁명"의 징후를 예고했다고
볼 수도 있다.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은 두산그룹 미원그룹 한화그룹 럭키화재
삼성물산 세풍전자 일진 한보철강 오리온전기 제일기획등 많다.
물론 기업별로 연봉제의 범위를 임원들로 한정하느냐, 아니면 일반직원들
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그 강도가 차이가 나지만 대기업 그룹이라면 거의
예외없이 연봉제 또는 전단계인 능력급제를 표방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계열사를 대상으로한 연봉제를 최초로 도입한 두산그룹의 김용섭
인사담당이사는 "연봉제실시이후 어학공부등 자기개발을 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했다.
실제로 연봉제는 연공서열에 젖어있던 한국의 기업풍토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겠느냐는 당초의 의구심을 타파하고 확산일로에 있다.
연구기관들의 조사분석 결과는 연봉제가 국내 기업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1백명이상인 2백40개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결과 응답기업의 6.6%가 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5년안에 연봉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기업도 전체의 70.3%를 차지
했다.
결과적으로 전체기업의 77%정도가 이미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거나 5년안에
도입할 예정으로 있는등 국내기업의 연봉제 확산은 초특급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설문조사도 연봉제가 급속하게 확산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직장인 8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연봉제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인사혁명의 바람이 거센데 충격을 받아 최근들어 한국의
기업조직이 술렁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갑작스런 기업문화의 변질로 인한 쇼크가 연공서열 문화에서는 찾아볼수
없던 부작용을 노출하고 있다.
발탁승진인사에 밀려 임원이나 고참부장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는 것을
보면 "손에 일이 잘 안잡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사내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일시적인 충격의 후유증으로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들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기업을 떠나는 임원이나 고참들이 아주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최근 4백여명의 대규모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한 삼성그룹에서는 65명이상의
임원이 퇴직했고 LG그룹에서도 30명이상의 임원이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제의 단점도 노출되고 있다.
두산의 김용섭이사는 "연봉제가 개인의 능력과 실적에만 중점을 두다보니
자기의 잘난점만 내세우고 잘못을 옆사람이나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책임회피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회사를 떠난 퇴직자들의 사후관리에 기업들이 최근들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퇴직임원들의 모임을 적극 지원하거나 일정한 급여를 약속하는
등 퇴직임원을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들은 앞으로 퇴직자들이 더 많아 질 것을 감안해 체계적인 퇴직자
관리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30대그룹가운데 삼성 LG 대우를 비롯한 12개 그룹은 그룹차원의
퇴직자 모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퇴직자 모임과 기업의 지원이 활성화되면 기업은 퇴직임원의 경험을
얻을 수 있고 동시에 후배 현직들의 근무분위기를 안정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같다.
어쨌든 기업의 인사혁명 바람은 적지 않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등으로 그 범위를 넓혀갈 것이 분명하다.
< 양홍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