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총수들은 96년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의 "경영 시정방침"을
밝히면서 갖가지 "어록"감을 쏟아냈다.

정몽구현대그룹 신임회장은 3일 취임사를 겸한 신년사에서 "명예회장의
부르심을 받들어 그룹회장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하고 "모든 임직원이
근면 검소 친애의 정신을 살려 고객을 위하고 사회를 생각하는 경영을
이룩하자"고 당부했다.

이건희삼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잇달았던 대형사고와 비자금사건등에
언급,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함과 동시에 깊은
절망감을 안겨준 한해였다"고 회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회장은 또 "지난해 계수적 측면에선 창업이래 최대.최고의 경영성과를
달성했으나 우리 스스로의 힘과 실력으로 얻은 것이라기 보다는 세계적
호황과 엔고라는 외부환경에 힘입은 것"이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세계
유일.세계 제일의 기술은 몇개나 되는가"고 반문했다.

구본무LG그룹 회장은 "앞서가는 경쟁자를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따라잡으려면 기존의 성장률을 유지해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10%,15%의 성장목표가 아니라 30%,50% 성장하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만 할 때"라고 강조해
주목을 모았다.

이동찬코오롱그룹 회장은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
만큼 빠른시간내에 회장직을 물러날 것"이라면서 초일류기업과 세계최고의
상품만이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다는 "슈퍼스타의 경제학"을 인용, "1등과
2등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아니라 천국과 지옥만큼이나 엄청난
차이를 낸다"고 임직원들의 분발을 주문.

임창욱미원그룹 회장은 "한국경제신문의 자매주간지인 한경비즈니스에서
우리그룹의 나이를 39세라고 분석했다"며 "40이라는 나이는 인격적 성숙과
왕성한 활동력, 창조적 도전정신이 빛나는 인생의 전성기임을 유념해달라"고
강조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