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분위기가 좋다. 아니다. 살맛이 안난다".

연초부터 국민건강증진법의 금연관련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웬만한(연건평
906평이상)건물에는 금연령이 선포됐다.

그래서 새해 첫 출근길의 화두는 단연 금연이었다.

새해부터 3천평방미터 이상의 사무용빌딩과 300석이상의 극장 지하상가
예식장 학원 의료기관등 이른바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에는 흡연과 금연
구역을 실시해야하며 이중 지하상가 국내선항공기 기차 지하철등에선 전혀
담배를 피울수 없도록 한것.

이날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따로 정해야하는 건물에선 애연가들의
"흡연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과천 정부청사의 경우 대부분 1층과 비상계단쪽에따로 흡연구역을 마련해
놓았는데 아침일찍부터 애연가들이 삼삼오오 모여 새 풍속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모습들.

특히 일부 사무실에선 애연가와 금연가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연출.

이런가운데 꼴초부대로 통하는 기자실도 금연운동에 동참키로해 눈길.

과천보건복지부 기자실이 이날부터 기자실내 금연을 선포,금연의 사각지대
가 없어질 가능성을 시사.

이참에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한 사람들도 적지않다.

"담배생각 날때면 슬며시 화장실로 가 양치질을 한다"(L사 김모대리).

"아침에 아예 사탕 20알을 담배대신 갖고왔다"(총무처 전모사무관).

눈치를 봐가며 흡연하기보다는 금연으로 정면승부하는게 상책이라는
계산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건강증진법의 취지와 시행등을 모르거나 알고도 이를
지키지않는 베짱파 건물주나 애연가들이 있어 이법의 성공여부는 "시민
정신"에 전적으로 달려있는 셈.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