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약대내 한약학과 설치에 반대하며 수업거부를 해온
경희대 등 9개대학 한의대생들의 유급시한이 3일부터 대학별로 시작됨에
따라 대량유급사태가 불가피해졌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의학과가 설치된 전국 11개대학중 경원대와
동의대가 각각 지난달26일과 27일 유급시한을 넘겨 3백70여명이
유급처리된데 이어 경희대 동국대 등 9개대학 3천여명의 한의대생들이
3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학별로 최종유급시한이 적용됨에 따라
본과4학년과 수업에 참여한 일부학생을 제외하고 전원이 유급당하게
됐다.

대학별 유급시한은 원광대 (유급대상 3백60여명) 3일, 경희대
(유급대상 5백50여명) 4일, 대전대 (유급대상 4백20여명) 5일, 경산대
(유급대상 6백여명) 세명대(유급대상 1백30여명) 11일, 상지대(유급대상
2백70여명) 12일, 동국대(유급대상 3백90여명) 15일, 우석대(유급대상
1백30여명) 17일, 동신대(유급대상 90여명) 2월1일이다.

한의대생들이 유급당할 경우 각 대학 한의대교수 2백50여명도 일제히
교수직을 사퇴키로 결정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수업거부가 화재등으로 인한 수업불능상태 등
수업일수 감축승인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 지난 93년 한.약분쟁
당시와는 달리 수업일수를 감축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의과대학의 수업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것으로 충실한 수업이 요구된다"며 "어떠한 편법에 의한 수업운영이나
학점인정이 없도록 강력히 행정지도를 해나갈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러나 선의의 수험생을 보호하기위해 유급사태와는 관계없이
각 대학이 총장책임아래 96학년도 한의대 신입생 7백50명을 모집할수
있도록 했다.

대신 대량유급이 발생한 대학에 대해서는 행.재정적 지원시 학사운영
부실의 책임을 물어 재정지원 및 97학년도 입학정원축소 등의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지난93년 한.약분쟁당시에는 전체 한의과대 재학생의 80.4%인 3천1백
53명이 학점미달로 유급처리 됐었다.

< 정용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