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미국) = 정태웅기자]

"작년의 한미자동차협상 결과 한국내 시장 장벽은 상당 부분 제거됐지만
여전히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등 규제가 남아 있다.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내 판매추세에 따라 통상마찰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포드자동차의 알렉스 트로트만 회장은 3일(현지시간)개막된
디트로이트 모터쇼 전시장에서 한국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이같이 강조했다.

트로트만회장은 이와 관련, "포드는 한국내 연간 판매규모를 오는
2000년까지 1만2천대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포드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회사들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시장 확대를 위한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비교적 폐쇄적인 시장환경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현대 기아 대우등 완성차업체들이 생산설비 확대와 진취적인 투자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한국 자동차시장이 많이 개방된 만큼
소외돼있던 한국의 소비자들도 선택의 다양성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드는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를 통해 "세이블"을 판매해오던 제휴판매
체제에서 탈피, 한국을 6개지역으로 나눠 전담 딜러를 배정하는 북미형
딜러방식으로 직접 진출키로 했다.

트로트만 회장은 이에 대해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의 자동차시장을
겨냥하고 있는만큼 한국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의 대한판매목표는 작년보다 배이상 많은 1천5백대"라며
"충분한 시장조사를 거쳤으며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트로트만회장은 그러나 "독자적인 판매망을 갖춘다고 해서 기아자동차와
맺어온 전략적 제휴관계를 단절하지는 않겠다"며 "지난해 할부금융회사를
합작으로 설립하고 판매법인 설립도 합작하는등 기아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만큼 기아와의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기아와 아벨라(수출모델명 아스파이어) 후속 모델의
합작개발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세계 지역시장별 판매권
분할문제로 협상이 지연되고 있으나 협력개발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트로트만회장은 "포드는 글로벌 생존전략의 초점을 기술력 소비자만족
품질 환경대응 등에 맞추고 있다"며 "한국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있지만
품질 애프터서비스 등 비가격부문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오는 5월부터 <>3천cc급 세단형 승용차 "토러스" <>4천6백cc
고급승용차 "링컨 타운카" <>유럽형 컨쿠어모델인 "몬데오 1.6"과 "2.0"
<>3천8백cc급 스포츠카 "머스탱" <>4천cc 지프형 자동차 "익스플로러"
<>3천cc급 미니 밴 "윈드스타" 등 6개 차종을 한국내 판매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