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새해들어 미달러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말 달러당 1백2-1백3엔에서 움직이던 달러는 올들어 새해 첫장이
열리자 마자 솟구치기 시작, 순식간에 1백5엔선을 넘어섰다.

도쿄외환시장의 첫 거래일인 4일 달러는 개장직후부터 급등세를 연출,
작년말 종가보다 2엔이상 오른 1백4.64엔에서 시초가를 형성했다.

달러는 이후 계속 상승, 오전장 한때 1백5.65엔까지 치솟았다.

달러가 1백5엔을 넘어서기는 지난 94년 6월7일이후 18개월만에 처음이다.

"1달러=1백5엔"은 국제환율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달러회복세가 지속될지, 또 올해
달러상승세의 정점이 어디가 될것인가를 가늠해 볼수 있는 잣대로 주목받아
왔다.

외환전문가들은 그동안 달러가 96년들어 얼마나 빨리 1백5엔선을 돌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달러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지적해 왔다.

1백5엔선 돌파가 별 저항없이 신속하게 이뤄질 경우엔 올해 달러상승세가
빨라지면서 연중에 1백20엔대까지 진입할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였다.

반면에 1백5엔선 돌파시점이 올 2-3월로 늦춰지면 달러오름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견됐다.

오르긴 하겠지만 1백10엔대 초반이상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강했다.

이같은 의미를 지니는 1백5엔선이 도쿄시장의 금년 개장첫날 실현된
것이다.

지난해말 여러차례에 걸쳐 깨질듯 말듯 하다가 끝내 깨지지 않은 1백5엔
이었다.

달러가 연초부터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은 시장에 달러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미일양국의 경제상황이나 세계적인 달러회복여망으로 볼때 올해 달러는
오를 것이라는 예상속에서 미일기관투자가들은 이날 대거 엔화를 매각하고
달러를 매입, 달러상승세를 촉발시켰다.

특히 미경제가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헷지펀드와 일본수입업자들은 달러화에 대한 선취매에
나섰다.

오는 20일 파리에서 개최될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총재회담
에서 달러지지방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예상도 달러상승세에 한몫했다.

도쿄시장에 앞서 지난 2일부터 시장이 열린 뉴욕에서도 달러는 연이틀
올랐다.

첫 거래일인 2일에는 1백3.87엔에 폐장, 작년말 폐장가보다 소폭 상승한뒤
둘째날인 3일에도 1백4.88엔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폭등하자 전문가들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올들어 달러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았지만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오르리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

4일 도쿄시장에서 달러가 오전 10시경 1백5엔을 갓 넘어섰을때 전문가들은
1백5.30엔에서 강력한 저항을 받아 이날중에는 이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전장이 끝날 무렵 달러는
1백5.50엔선도 치고 올라갔다.

이렇게 되자 전문가들은 달러의 두번째 상승저항선을 1백6엔으로 높이면서
이것도 5일중에 무너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내주중에는 1백8엔까지 올라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난항에 빠져 있는 미균형예산안 협상이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타결될
것이므로 달러상승폭이 커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불거진 미행정부와 의회간의 대립으로 96년 예산이 아직까지
수립되지 않아 미연방정부의 일부 업무가 중단되고 있는 현상황은 달러가치
의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약세요인이 이르면 내주에는 제거될 것이라는게 외환시장의 시각이다.

그러나 달러상승세가 내주에는 한풀 꺾일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도쿄소재 한 독일은행의 외환거래업자는 "신정연휴등으로 시장에 본격적
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일본수출업자들이 다음주에는 시장에 들어와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매각함으로써 달러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렇게 되면 달러는 1백5엔주변에서 상당기간동안 주춤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해도 달러가 일단 상승과 하락의 주요 분기점인 1백5엔선을 가뿐히
넘어섰기에 상반기중에라도 1백20엔선을 넘볼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돼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