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이 올해부터 개방되면서 국내업체들의 관심은 온통 이 문제로
쏠리고있다.
자사의 경쟁상대는 누구인지, 영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알아내지
못하면 경영전략을 제대로 짤수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업체들의 진출이 우선 "신"업태쪽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있다.
대형할인점과 회원제창고형매장(MWC)카테고리킬러 슈퍼센터 아웃렛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자영소매상과 재래시장, 수퍼마켓과 백화점이 거의 전부인 국내
유통업계에서 이들 분야는 매우 생소할 수밖에 없다.
반면 외국에서는 백화점 수퍼마켓등의 성장세가 수그러드는 반면
월마트 K마트 토이저러스 등 신업태가 상승세를 타고있다.
"경쟁력 측면에서 신업태가 기존 유통업체들보다 앞서고 있다"
(신세계 강성득기획이사)는 얘기다.
국내에서 신업태가 얼마나 많은 호응을 얻을지는 신세계의 신업태매장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 뉴코아의 킴스클럽 등의 영업실적에서 짐작해
볼수 있다.
93년 문을 연 E마트 창동점(매장면적 1천5백여평)은 지난 한해동안
7백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94년보다 66.7% 늘어난 수치다.
신업태의 성장가능성은 지난94년 개점한 회원제창고형매장인
프라이스클럽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신세계 양평동 프라이스클럽매장은 95년 1천3백54억원으로 전세계
2백56개 프라이스클럽 점포중 매출실적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킴스클럽의 경우 서울점은 올해 1천억원, 수원점은
1천5백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정도 매출이면 왠만한 백화점과 맞먹는 규모다.
미국 최대의 소매할인업체 월마트의 경우 품질이 우수하면서 값싼
제품을 전세계에서 조달하기 위해 인공위성까지 갖추고 있다.
월마트와 경쟁관계에 있는 K마트 타겟등도 국내유통업체들보다 가격및
제품조달능력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회원제창고형매장도 마찬가지다.
프라이스클럽과 월마트에서 운영하는 샘스클럽, K마트의 페이스등은
미국에서 도심외곽에 점포를 세우고 파격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을
끌고있다.
양평동 프라이스클럽이 들어선 이후 인근 소매상들이 매출감소를 겪었던
것에서도 알수 있듯이 할인점과 회원제창고형매장의 국내진출은 앞으로
국내유통산업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정분야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카테고리킬러도 주목할만한
업태로 분류된다.
아동용 제품위주로 판매하는 미국의 토이즈러스는 완구분야에서
다양한 제품구색과 가격경쟁력을 갖춰 타업체들을 완전히 압도하고있다.
가전 의류 완구 등에서 다양한 카테고리킬러가 국내에 등장할 경우
기존 유통업체들과 제조업체의 유통망이 흔들릴수 밖에 없다.
식품 생활용품 뿐만아니라 1차식품분야를 강화한 수퍼센터나 재고품을
취급하는 아울렛등도 국내에서 각광받을수 있는 유통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국내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외국업체들의 신업태진출에 맞서기 위해
맞불작전으로 나서고있다.
신세계 뉴코아 등에서 활발히 출점하고 있는 할인점 회원제창고형매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어차피 외국업체들의 진출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먼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래저래 신업태의 물결은 거셀수 밖에 없는 상황"(뉴코아 킴스클럽
박병춘영업본부장)인 셈이다.
<현승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