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감색을 좋아하죠. 차분한 옷은 마음까지 정돈시켜요"
단정하고 소녀같은 분위기의 주한 미국대사관 통역사 임종령씨(28)는
일하는 여성에게는 똑 떨어지는 정장이 최고의 의상이라고 얘기한다.
옷은 담백한 것으로 고르고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다.
요즘같은 겨울에는 코트속에 칼라없고 부드러운 선의 아르마니풍 재킷과
폴라니트셔츠를 자주 입는다.
이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볼륨감있는 목걸이와 브로치. 굵은 체인형태의
삼색 금목걸이는 그가 특히 아끼는 소품이다.
스카프도 즐긴다.
아래위 옷을 검정색으로 맞추고 화려한 색상의 스카프를 두르는 것이
단순하면서도 화사한 멋을 즐기는 그의 패션비법중 하나.
"옷을 입을때 주위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특히 어머님과 남편의 영향이 크죠.가끔 중요한 모임이면 남편이
액세서리까지 코디네이트해줘요"
그러나 어린아이같은 해맑은 미소와 달리 그는 보통사람들이 들으면
놀랄만한 경력의 소유자다.
91년 걸프전당시 숨가쁘게 들어오는 외신뉴스를 동시통역(MBC)하고,
91~94년 상공부(현통상산업부)전속통역사를 거쳐 지금 미대사관에서
정치경제 업무를 맡고 있다.
국민학교시절 아버지의 해외근무지 브라질에서의 3년여 생활, 88년
올림픽때 아발란제 FIFA회장 통역 경험이 현재의 직업을 갖게 했다.
집에서도 영자지와 경제지를 포함해 7종의 신문을 구독하는 정보광.
이대부속병원 의사(성형외과)인 남편과 사이에 세살바기 딸을 뒀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