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의 고전은 역시 줄무늬(?).

90년대초는 넥타이무늬의 파괴시대였다.

80년대말까지 줄무늬 아니면 물방울이나 작은 기하학적 무늬가 대종을
이루던 넥타이에 갑자기 비오는날의 수채화 또는 열대지방의 꽃이나
잎사귀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무늬가 나타나 유행하더니 95년봄에는
도마뱀무늬로 불린 가로무늬 넥타이까지 등장,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유행은 여기 돌고 도는 것인가.

지난 가을부터 전통적인 스트라이프와 잔잔한 기하학적 무늬가
재등장하더니 이번 겨울시즌을 계기로 이같은 복귀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줄무늬라도 예전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라 굵고 가는 줄을 복합적으로
배열하거나 줄무늬 사이에 작은 점을 넣는등 변형시킴으로써 70~80년대식
줄무늬와는 다른 형태를 보인다.

소재 또한 실크라도 예전처럼 매끈한 조직이 아니라 얼핏 모직을
연상시킬 만큼 거칠게 처리한 것이 주종을 이루고 실제로 모직넥타이도
적지 않게 나타나 남성들의 패션의식 변화를 전한다.

질감있는 넥타이가 많아진 것은 남성복의 소재가 다소 터프해진 것과
맥을 같이하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