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물질이라는 말은 생소한 개념이다.

지구상에 있는 물질과 반대되는 성질을 가진 반물질이니 말이다.

공상과학소설의 소재나 과학자들의 가설로나 존재함직한 개념이다.

과학자들은 무한대한 우주에 물질과 반물질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

우주가 창조되었을 때 우주 전체에 똑같은 양의 물질과 반물질이 만들어
졌으나 반물질은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 태양계 소속의 은하계로부터
수10억 떨어진 다른 은하계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반물질의 존재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물질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요소로 생각되고 있는 소입자 탐구가 진행되면서부터다.

소립자란 원자를 구성하는 무거운 원자핵 속의 양성자 및 중성자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보다 가벼운 전자를 가리킨다.

전자는 1897년, 양성자는 1908년, 중성자는 1932년에 각각 발견되었다.

특히 1932년에는 마이너스전기를 띠는 전자와 질량이 같으면서 그와
정반대의 플러스전기를 띠는 소립자인 양전자가 관찰되어 그동안 가상적인
물질로만 생각되어온 반물질의 존재에 실마리를 열어 주었다.

그뒤 과학자들은 지난 50년대에 실험실에서 우연히 소립자와 질량은
같고 전하는 정반대인 반입자,즉 마이너스전기를 띠는 반양성자와
반중성자를 합성시킨 반수소원자핵의 존재를 확인한바 있다.

그런데 광속도에 가까운 운동을 하는 그 반원자를 원자에 접근시켰을때
그것들 모두가 순식간에 소멸되어 버렸다.

우리 주변세계에는 그 존재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안정된 상태의
반물질이 없다는 증거라 하겠다.

반면에 과학자들은 태양계소속의 은하계와 격리된 먼 세계에는 안정된
상태의 반물질이 존재할 것이라고 유추해 왔다.

태양이나 다른 별들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우주선이 지구상의 물질
(소립자)과 충돌할때 반입자들이 종종 자연적으로 생성된다는 사실에서
그 일단이 드러났다.

그런 점에서 지구를 파멸시켜버릴 수 있는 반물질의 세계가 접근하는
것을 막아야 된다는 주장을 한 과학자도 있다.

최근 스위스의 입자물리학연구소 연구진이 반양성자 반중성자 양전자를
결합시켜 실질적인 반물질원자를 만들어내는데 사상 최초로 성공했다고
한다.

완전히 반대되는 새로운 세계의 이해, 물질과 충돌할때 발생하는 방대한
열을 이용할수 있는 미래의 에너지원 창출에 거보를 내디딘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8일자).